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전기차용 LFP 배터리 양산 계획을 일제히 밝히면서 NCM과 LFP 이원화 전략 추진 계획을 시사했다. 다만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개발해 중국 중심 공급망 재편 및 점유율 확보가 이뤄지더라도 전기차 가격이 하향 평준화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LFP 배터리 개발을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LFP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며 삼성SDI는 울산 공장에 LFP 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SK온도 빠른 시일 내로 양산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3사가 기존 NCM 배터리에서 LFP 배터리 생산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고객 니즈 충족’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제품 경쟁력을 위해 중국산 LFP 배터리 탑재를 본격화함에 따라 그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산 전기차용 배터리 수입액은 44억7000만달러(약 6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6% 증가했다. 올해 전 세계에서 수입한 전기차용 배터리는 46억3000만달러 규모인데 중국산이 9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에서도 중국산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을 쉽게 찾을 수 있다. KG모빌리티는 주력 모델 토레스의 전기차 버전 토레스 EVX에 중국 업체 비야디의 LFP 배터리를 장착했다. 현대차 캐스퍼도 오는 2024년 LFP 배터리를 단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 또한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에, 기아차는 니로 EV·레이에 CATL 등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를 장착해 판매한다.
이런 흐름 속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전기차용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선 것은 당연하다. 다만 국내 배터리 업체가 LFP 배터리를 양산하더라도 차세대 배터리가 등장하기 전까진 중국산 LFP 배터리 가격과 격차를 좁히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NCM이 kWh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규모의 경제가 일어난다고 하는데, 중국산 LFP 배터리는 100달러 이하가 된 지 꽤 돼서 이미 가격 차이가 10~20% 나는 상황”이라며 “추후 NCM 개발로 코발트와 같은 희소 광물이 빠진다면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중국산 LFP는 에너지 밀도가 떨어져 추위에 약하고, 주행거리가 짧다. 이런 부분을 보완해 기존 LFP에 망간을 추가하면 에너지 밀도가 늘어나고 저온에서도 잘 견딜 수 있게 된다. LMFP라는 새로운 포트폴리오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LFP도 다변화하고 NCM도 변화를 거쳐 차세대 배터리가 개발된다면 가격 경쟁력 확보와 함께 시장 파이도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완성차(OEM)가 스탠다드 모델에 LFP를, 하이엔드 모델에 NCM을 탑재하는 양상인데 향후 국내 배터리업체가 LFP 양산을 시작하면 스탠다드, 하이엔트 시장에 우위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