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의 극한대치 속 유권자의 피로감이 상승하고 있다.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등 쟁점법안을 시작으로 국정조사, 탄핵을 두고 연일 격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당의 갈등이 제3지대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14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이 쟁점법안 통과 지연을 위해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안으로 맞섰다.
결국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포기하면서 쟁점법안이 통과됐고 양당의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민주당은 오는 30일 본회의에 탄핵소추안 재상정을 예고하면서 정쟁을 예고했다.
양당의 갈등 속 제3지대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주재로 대화를 나눴다. 금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서로의 지향점이 같다는 것을 밝히고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전 대표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을 접촉해 신당 창당에 속도를 붙였다. 대구·경북(TK)와 부산·울산·경남(PK) 의원들 접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접촉에 성공한 현역의원은 6~7명으로 신당 기반에 힘을 쏟고 있다.
새로운 선택은 오는 12월 중순 창당을 예고했지만 당원 가입이 많아지면서 시기가 빨라졌다. 창당을 위해 필요한 1000명이 포함된 각 시·도당이 5개를 만들었다. 지난 10일 첫 현수막까지 게재하면서 신당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곽대중 새로운선택 대변인은 13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신당을 만드는 이유 중 하나가 ‘갈등의 정치’를 해결하기 위함”이라며 “해결도 하지 못하면서 서로 싸우는 정치를 비판하면서 (신당이) 만들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창당 시기와 절차’에 대한 질문에 “많은 분들이 입당해 창당 시기가 빨라졌다”며 “창당을 위해 5개의 시·도당이 필요하지만 이미 채워졌다. 행정절차만 남은 상태”라고 밝혔다.
곽 대변인은 이 전 대표와 함께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더 얘기를 하면서 판가름날 것”이라며 “접촉이 넓어지고 만나는 통로도 커지면 더 나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전문가는 제3지대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제3지대가 커질수록 국민의힘 여당 역할론과 민주당 비명계의 선택지 확장 등으로 여야가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같은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새로운선택과 이준석 신당, 한국의 희망, 새로운 권력 등이 제3지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제3지대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다”고 평가했다.
최 평론가는 “이 전 대표라는 상징적인 인물이 움직임에 따라 제3지대가 가능해진다”며 “제3지대 정당을 보면 정치적 범위가 상당히 넓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보수를 대체할 수 있다면 파괴력은 훨씬 올라갈 것이다. 정의당 탈당파와 합쳐지면 정치의 스펙트럼도 굉장히 넓어진다”며 “정치의 스펙트럼이 높다는 것은 선거에서 더 큰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민의힘과 민주당 비명계의 선택지가 넓어지게 된다. 제3지대의 확장은 총선을 준비하는 양당의 속을 끓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