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자산규모 상위 5개 손해보험사의 3분기 누적 총순이익은 5조840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5조408억원) 16% 늘어난 수치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선방했고 DB손보, 현대해상, KB손보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삼성화재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643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937억원) 대비 26.9% 늘었다. 이대로라면 연간 순익 2조도 달성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대형 손보사 중 가장 우수한 실적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업계 2위는 메리츠화재가 차지했다. 메리츠화재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33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했다고 밝혔다. 3분기 순이익은 49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9.2%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2021년 매 분기 1000억원대, 2022년 매 분기 2000~3000억원대, 올해는 매 분기 4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이익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누적 순이익은 줄었다. DB손해보험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2% 줄어든 1조2624억원이라고 공시했다. DB손보 측은 “괌 태풍 및 하와이 산불사고에 따른 일회성 사고(약 700억원 손실), 금리상승 등 영향으로 FVPL 평가손실(약 500억원 손실)이 났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78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1조6919억원으로 11.5% 줄었으나 누적 매출액은 12조 71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0.5% 늘었다. KB손해보험은 3분기 누적 순이익 68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155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상생금융에 동참해야 한다는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국내 보험사들이 거둔 연결 기준 순이익은 손보사가 4조 6000여억 원, 생명보험사가 3조 4000여억 원으로 합치면 8조원에 이른다. 이는 5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순이익 8조 969억 원과 맞먹는다. 하지만 사회공헌액수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손보사 중에는 삼성화재가 삼성생명 등 삼성 금융 계열사들과 다같이 지역 활성화, 청소년 자살예방 등을 해결하기 위해 20년간 총 120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상생금융안을 지난 9월 내놓은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이에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내년 추가로 내리기로 하고 인하폭을 고심 중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재차 보험사에 동참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15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 참석해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가중되고 있는 서민들의 어려움에 대한 보험업권의 관심과 배려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보험은 신뢰와 상부상조 정신에 근간을 두고 있기에 장기고객이자 계약 상대방이 되는 국민과의 발전적 관계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경제가 어려운 지금과 같은 시기에 보험회사들이 서민들의 짐을 나눠 진다면 보험산업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더욱 두터워지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또한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이 원장은 내달 초 주요 생명, 손해보험사 CEO와 간담회를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