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주도 ‘사용 후 배터리’ 시장…중소기업과 ‘동상이몽’

민간주도 ‘사용 후 배터리’ 시장…중소기업과 ‘동상이몽’

배터리 3사, 현대차 등 ‘폐배터리 통합관리체계 업계(안)’ 제출
폐기물에서 재사용·재활용 배터리로 새롭게 정의하는 것 골자
배터리협회 “제출된 업계(안)·법률(안) 말 그대로 초안일 뿐”

기사승인 2023-11-23 06:00:21
차량용 배터리. 연합뉴스 

배터리 3사, 현대차 등이 정부에 ‘사용후 배터리 통합관리체계 업계(안)과 법률(안)’을 제출함에 따라 민간 주도의 사용후 배터리(폐배터리) 거래 시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나친 규제가 완화돼 사용후 배터리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일각에서는 중소·중견 재활용 기업이 소외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현대차, 재사용 관련 업계 기업들은(배터리 연맹)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50% 이상 급성장이 예상되는 ‘사용후 배터리 통합관리체계’ 업계(안)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률(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배터리 연맹에는 배터리 3사를 비롯해 자동차사, 재제조·재사용·재활용기업, 폐차업계, 보험업계 등 24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제출된 업계(안)는 사용후 배터리를 폐기물이 아닌 전기차에서 분리돼 재제조·재사용·재활용 대상이 되는 배터리로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 골자다. 제출안이 통과되면 현물·선도 거래, 직접·중개 거래 등  유통업, 리스·교체업, 운송·보관업, 성능평가업 등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배터리 얼라이언스로 인해 영세·중견기업의 사용후 배터리 시장 진출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사용후 배터리 관련 중소업계 관계자는 “사용후 배터리의 핵심 광물을 추출하는 것은 소수의 선도 업체를 제외하면 드문 상황”이라며 “대기업 중심의 배터리 얼라이언스가 출범돼 사용후 배터리의 회수·유통·활용에 대한 주도적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경우 영세·중견 기업이 설 자리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용후 배터리가 늘어날텐데 영세한 폐배터리 업계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소비자들에게도 다양한 선택지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터리 3사 관계자는 “배터리는 업력이 있어야 관리할 수 있는 고위험 제품”이라고 강조하며 “중소·중견 기업의 진출이 막힐 수 있다는 시선보다 급성장하는 사용후 배터리 시장 초기인 만큼 출입에 문턱을 두고 기준을 세워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배터리 3사 관계자는 “배터리 얼라이언스에는 자격을 갖춘 중소·중견 업체들의 참여도 함계 보장돼 있다. 또한 상생 방안에 대한 논의를 거쳐 제출안 법률안”이라고 덧붙였다. 

배터리협회 관계자는 “제출된 업계(안)·법률(안)은 말 그대로 초안”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과 업계 의견을 고려해 내부 검토를 거쳐 통과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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