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보험사 CEO 간담회를 개최하고 상생금융 방안 및 보험업권의 주요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보험사 CEO 간담회는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금융당국 수장들을 비롯해 생명보험협회장, 손해보험협회장, 10개(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농협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보험사 CEO들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보험의 근간은 보험계약자 간 상부상조 정신과 보험계약자와 보험회사 간 장기적인 신뢰에 있다며 “최근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보험계약자들도 어려운 처지에 놓인 만큼 보험회사가 신뢰받는 동행자로서 계약자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관심과 배려를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원장도 “보험업계가 자체적인 상생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아는데, 국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내실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보험사들은 3분기 좋은 실적을 내면서 상생금융 동참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운 처지다. 올해 3분기 기준, 생명보험사 22개, 손해보험사 31개의 당기순이익은 1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 환율 하락 등으로 투자손익은 악화됐지만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영향으로 보험손익이 개선됐다.
보험업계는 1조원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 차원에서 기금 출연을 통해 상생 패키지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손보 업계는 내년 초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거나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생보 업계는 청년·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저축·연금보험 관련 상품 출시 등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까지 자동차보험료 인하 요구에 가세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4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올해 3분기까지 자동차 보험 영업이익이 지난해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고 하는데,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노력을 부탁드리겠다”며 “특히 영업 실적이 양호한 대형 자동차 보험사들이 앞장서서 보험료 인하 여력을 살펴주셨으면 한다”고 발언했다.
손보사들은 이미 지난 2월 자동차보험료를 2~2.5% 인하했지만 또다시 인하 폭과 발표 시기를 조율 중이다. 특히 자동차보험료 시장 85%를 차지하고 있는 ‘빅4’ 손보사들(삼성·DB손보·현대·KB손보)의 고민이 깊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각사 상황에 맞춰서 인하율을 고민 중이다. 늦어도 이달 중순쯤에는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면서 “이러다가 상생금융 동참 요구가 매년 나오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11월까지만 해도 대형 손보사들이 1.5~2% 내외에서 인하 폭을 고심했는데 아직까지 가닥이 안 잡혔다는 건 좀 더 내리라는 무언의 압박이 있었기 때문 아니겠나”라며 “대부분 2.5%, 시장 점유율이 작은 보험사는 3% 정도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 당국뿐 아니라 국회도 빨리 발표했으면 하는 분위기라 각사도 서두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