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손실, 4월 정점”…배상기준안 윤곽은 언제쯤

“홍콩ELS 손실, 4월 정점”…배상기준안 윤곽은 언제쯤

기사승인 2023-12-14 17:27:17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배상기준안 검토와 동시에 은행을 대상으로 조기 현장검사 착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배상기준안은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 중”이라며 “투자자 연령은 배상기준안에 그동안 항상 포함돼왔다”고 14일 설명했다.

금감원은 홍콩 H지수 ELS 대규모 손실 및 불완전판매가 인정됐을 경우 배상비율 기준안을 만들어 금융사와 소비자 간 분쟁에 대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에서 대표 민원 사례에 대한 배상비율 기준안을 만들면 이를 근거로 금융회사들이 자율 조정에 나서는 방식이다. H지수 ELS 분쟁조정에 대해 배상기준안 방식이 적용될 경우 파생결합펀드(DLF)·사모펀드 사태 이후 두 번째다.

앞서 금감원은 DLF와 라임 등 일부 사모펀드의 불완전판매에 대해 손해액의 40∼80% 수준의 손해 배상을 결정한 바 있다. 55%를 기준 배상비율로 삼고 △가입목적 △고령자등 금융취약계층(만 65세 이상·주부·은퇴자 5%p, 만 80세 이상 10%p) △해피콜 부실 여부를 가산 요인으로 정했다. 반대로 △투자경험 △매입규모 △투자상품 이해능력은 차감 요인이었다.
DLF 분쟁조정안 배상비율조정. 금융감독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 등 5대 은행에서 올해 11월말 기준 홍콩H지수 연계 ELS 편입 주가연계신탁(ELT)·주가연계펀드(ELF) 잔액은 13조1308억원에 달한다. 이 중 고령층인 70대(70~79세)에 1조8276억원, 80대는 2084억원, 90대 이상은 90억8000만원어치가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H지수가 회복할 기미는 요원하다. 홍콩H지수는 이날 기준, 5562을 기록했다. 2021년 1월 1만2100선을 넘겼지만 이후 하락세다. 증권가는 H지수가 7000을 넘어야 손실 구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반등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하재석·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1993년 이후 H지수가 20% 이상 반등한 사례는 △1개월 내 4.1% △3개월 내 13.2% △6개월 내 18.7%에 불과했다. 이어 “중국 경기 회복 강도가 2016년, 2020년 대비 약해 H지수 반등을 견인할 모멘텀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LS는 고위험 금융상품으로 분류된다. 최대원금손실 가능 비율이 20%를 초과하는 상품이 고위험 금융상품으로 분류된다. ELS는 10%~20%의 확률로 50%의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상품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이것을 사도 되지만, 은행 직원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문제 삼아야 하므로 자세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금감원은 KB국민은행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여 상품 선정과정, 고객대응체계 등을 점검했다. 당초 지난 1일 조사를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두 차례 조사 기간을 연장해 지난 8일 마무리됐다. 현장조사에서는 은행 본점 차원에서 벌어진 상품판매 결정 과정, 핵심성과지표(KPI) 부여 방식 등과 함께 샘플링을 통해 영업점에서 판매된 사례도 들여다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를 진행 중이다.

홍콩H지수 ELS 상품 만기 도래 규모는 내년 1월 8000억 원에서 2월 1조 4000억 원, 3월 1조 6000억 원까지 증가하다 4월 2조 6000억 원(58.1%)으로 최고치에 달할 것이라는 게 금감원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을 상대로 보고한 현황 자료를 통해 “손실 확정 전이라도 필요한 경우 현장 검사에 조기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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