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방 경제 성장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내년에도 부침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를 비롯해 전기차, 이차전지 업종의 설비투자는 소폭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3년 12월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4분기 지역경제는 반도체·조선업종이 전분기에 머물면서 제조업 생산이 보합세를 나타냈고, 서비스업 역시 운수, 숙박·음식점 성장과 도소매, 부동산 위축 여파로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업체와 유관기관 등을 모니터링해 입수한 생산, 수요, 고용 동향 등을 토대로 전 분기 대비 경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권역별 경기에 따르면 전국 7개 권역 가운데 충청권과 호남권이 소폭 개선됐고 이를 제외한 수도권·동남권·대경권·강원권·제주권의 경기가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이재원 한은 조사국 지역경제부 지역경제조사팀장은 “향후 지역경제는 4분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며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철강 등의 둔화와 석유 정제·화학의 부진으로 보합세를 보이겠으며, 서비스업도 운수를 제외한 도소매, 숙박·음식점, 부동산 등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보합 수준에 머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성장세에도 반도체, 조선, 기계장비 등이 전분기 수준에 머물면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향후 IT경기 개선에 힘입어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증가하겠으나 자동차, 철강의 둔화와 석유정제·화학의 부진으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서비스업 생산은 여객·화물 운송수요 증가, 일부 지역 대규모 행사 개최 등으로 운수, 숙박·음식점이 개선된 반면 누적된 고물가, 주택시장 부진 등의 영향으로 도소매, 부동산 등은 소폭 감소해 전체로는 전분기 수준을 지속했다.
여기에 한은은 상품교역과 국내외 여행 회복으로 운수업 증가세가 이어지겠으나 소비심리 정체로 도소매, 숙박·음식점, 부동산 등은 부진할 것으로 보여 향후에도 4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수출은 대부분 권역에서 증가세가 이어졌다. 반도체 가격 상승 전환과 수출물량 확대 영향 속 기계·자동차·선박·디스플레이 등 수출이 늘면서 전기 대비 확대된 것이다. 한은 “권역별로는 특히 수도권과 동남권, 호남권, 제주권 등이 수출 반등세를 기록했다”며 “반도체 수출이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IT기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향후 권역별 경기도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와 철강 둔화로, 서비스업 생산은 소비심리 정체로 제자리 수준에 머물거나 소폭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설비투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되고, 전기차 및 이차전지 등 친환경‧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 반등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철강 둔화와 석유 정제 및 화학 부진으로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며 “서비스업도 운수를 제외한 도소매, 숙박·음식점, 부동산 등을 중심으로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