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채무규모 9조 육박…정부, 채안펀드 10조 증액 검토

태영 채무규모 9조 육박…정부, 채안펀드 10조 증액 검토

산업은행, 워크아웃 관련 채권단 400곳에 소집 통보

기사승인 2024-01-02 10:14:23
연합뉴스 제공.

태영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채무가 약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유동성 지원 수단의 대표 격인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규모를 기존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채권단 400여 곳에 소집 통보를 보냈다. 산업은행이 태영건설 금융채권단에 보낸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소집 통보에 따르면 태영건설 직접 차입금은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80곳, 총 1조3007억원에 달하며,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채무 규모는 9조1816억원으로 나타났다.

보증 규모를 보면 서울 마곡지구 업무시설을 조성하는 CP4사업(차주 58곳·대출 보증규모 1조5923억원)의 규모가 가장 크다. 또 광명역세권 복합개발사업, 구로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 김해 대동첨단일반산업단지, 고양 향동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 등 사업장에 대출보증을 진행했다.

정확한 채권단 규모와 채권액 등은 오는 11일 채권자협의회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채권단 규모는 다소 줄더라도 사업장 대출에 지방상호금융조합과 저축은행 등 워낙 많은 금융사가 껴 있어 의결권 배분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인 워크아웃의 경우 채권단이 많아야 20~30개 정도인데, PF 사업장이 많은 건설사 특성상 태영건설 채권단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탓이다.

현재 정부와 금융당국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규모를 현재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F(Finance)4’는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올해 경제금융 정책 현안들을 점검했다.

이날 금융 수장들은 태영건설 이슈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지난달 28일 발표한 각종 대책 외에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인 방안이 운용중인 채안펀드 규모를 현재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 늘리는 것이다. 채안펀드는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권이 공동 출자해 우량 금융채와 회사채에 투자함으로써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 83개 회사가 참여해 만들어졌다.

이밖에 금융당국은 건설사 발행 회사채·CP 매입과 건설사 보증 PF-ABCP에 대한 차환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하고, 단기자금 성격의 PF-ABCP를 장기 대출로 전환하기 위한 보증 프로그램도 증액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매일 태영건설과 관련된 시장의 자금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PF 사업장과 건설사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건설업 종합지원 대책’을 4일 발표할 예정이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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