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도전하는 토스, 성공하려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는

IPO 도전하는 토스, 성공하려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는

국내 증권사에 RFP 발송…“최적 상장 시점 보고 있어”
IPO훈풍 올해도 이어질 듯…목표 몸값 ‘데카콘 ’10조원대
여전히 적자 지속 단점…성패는 실적 향상에 달려

기사승인 2024-01-04 06:00:31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비바리퍼블리카 제공

모바일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IPO(기업공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토스에서는 ‘10조원’대 몸값을 인정받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토스의 기업가치가 얼마나 될지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토스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실적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IPO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토스가 RFP를 보낸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이다. 

일반적으로 RFP 발송은 기업이 상장 논의를 시작하는 초기 단계로 인식된다. 상장을 위해서는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뒤 회계감사, 기업실사, 상장예비심사, 공모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말 그대로 토스는 IPO를 위한 ‘발돋움’ 단계를 거치고 있는 셈이다.

토스에서는 아직 RFP 발송 외에 관련 절차가 진행된 부분은 없다는 설명이다. 토스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께 입찰제안요청서가 나갔다”며 “최적의 상장 시점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의 상장 시점은 현재까지 미지수지만, IPO시장 자체는 지난해 훈풍이 불었다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순항을 이어갔다. 지난해의 경우 모두 85곳(재상장·스팩 및 리츠 제외)이 IPO에 나서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8개, 77개 기업이 증시에 새로 입성했다. 이는 전년 73곳에서 12곳이 증가한 규모이며 코스피 상장기업 수도 전년보다 3곳 더 늘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훈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 단위’ 기업인 에이피알,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이 상반기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토스의 도전장은 충분히 IPO시장의 상승세를 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토스의 몸값은 7조~10조원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서 토스는 지난 2022년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를 진행했다. 당시 평가된 토스 기업가치는 약 8조9000억원 수준이었다. 당시 토스는 기업가치 15조원 이상을 노렸지만, 투자 심리가 악화해 지난해 프리 IPO(상장 전 투자금 확보) 시장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현재 토스의 긍정적 평가요인을 분석해보면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모든 금융 서비스가 가능한 슈퍼앱 형태를 갖췄다는 점이다. 월간활성화이용자(MAU)수는 지난달 기준 1530만명을 넘긴데 이어 △서비스 수 70여개 △누적 송금액 약 423조원 △누적 계좌 등록 수 1억6000만좌 △누적 카드 등록 수 5800만개 △누적 대출 실행액 28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계열사 2곳이 흑자 전환한 점도 고무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2년 만인 지난해 3분기 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며, 토스증권도 35억원으로 첫 흑자를 기록했다. 광고사업이 순항세라는 점도 빠질 수 없다. 토스는 지난 2022년 9월 디스플레이 광고 등 본격적인 광고 사업을 전개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거쳐 지난해 11월 기준, 처음으로 월 매출 1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반면 토스의 IPO에 부정적인 요소는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지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토스의 순손실은 △2016년 226억 △2017년 771억 △2018년 1832억 △2019년 3000억 △2020년 910억 △2021년 2212억 △2022년 3841억 등 출범 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 증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자회사도 적자 상태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토스페이먼츠(약 689억원), 블리츠패스트(약 646억원), 브이씨엔씨(약 148억원), 토스플레이스(약 154억원), 토스인슈어런스(약 107억원) 등 자회사 12곳 중 8곳이 적자를 보였다.

외적 요인으로는 ‘파두 사태’로 상장 심사 벽이 높아진 것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스팩합병의 가치평가를 맡는 회계법인과 간담회를 열고 내년 1분기부터 기업공개(IPO)의 공모가 산정 시 영업실적추정을 기재하는 등 합병 증권신고서 요건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파두사태’ 이후 매출액이 들쑥날쑥하고 영입손실이 나오는 기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이다. 앞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실적 평가와 과도한 가치 산정 여부 등을 보다 까다롭게 심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가 금융 외 여러 영역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진행하며 매출 다각화를 한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라면서도 “다만 여전히 적자 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기존 전망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핵심은 올해 IPO를 준비하면서 토스가 얼마나 실적 개선을 이뤄냈는지를 보여줘야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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