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인공지능(AI)은 어떻게 발전하고 우리 생활을 바꿔나갈까. 혁명에 가까운 생성형 AI가 사람들의 삶을 휩쓴 지 1년여 지났다. 창작은 더 이상 인간의 고유 영역이 아니다. 기업도 저마다 ‘AI 혁신’을 외치고 있다. 더 가벼운 모습으로, 더 가깝게 일상에 스며들 AI에 대해 살펴본다.
◇AI 온디바이스 시대가 온다…더 똑똑해진 스마트폰·가전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4’ 행사를 연다. 미리 공개된 짧은 영상에는 “갤럭시 AI가 온다”는 문구가 담겼다.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지원된 갤럭시 S24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내 AI가 탑재돼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기술을 뜻한다. 고성능 AI 칩을 장착해 자체 연산을 수행,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보안성이 강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온디바이스 AI가 장착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지난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AI에 ‘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이 탑재된다고 소개한 바 있다. 평소와 다름없이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하면 별도의 외부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갤럭시 AI가 실시간으로 이를 통역해 전달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뿐만이 아니다. 이같은 변화는 가전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오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가전·IC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온디바이스 AI 등 다양한 AI 기술이 접목된 제품이 공개된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 :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주제로 전시관을 꾸린다. AI 비전 기술로 입출고 식재료를 자동으로 인식, 보관 리스트를 작성하는 냉장고부터 레시피를 전송하면 최적값을 자동으로 설정하는 인덕션 등을 체험할 수 있다. LG전자는 고객의 말과 행동을 물론 감정까지 감지,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AI 기반 스마트홈을 구현할 계획이다. 집사로 활약할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도 공개된다.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집안 곳곳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사용자의 상황·상태를 인지, 능동적으로 소통한다. 집안의 환경 데이터를 수집해 가전 제어에도 도움을 준다.
◇생성형 AI 영토 더 커진다…업무 효율성↑·검색 다양화↑
혜성처럼 등장한 생성형 AI의 활용 영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생성형 AI는 학습데이터를 토대로 소설과 이미지, 비디오, 코딩, 음악 등의 콘텐츠를 생성한다. 이같은 기술은 올해 더욱 발전해 실제 업무와 교육 등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업무 과정에 적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에게 생성형 AI 적극 사용을 권장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생성형 AI를 적용해 디바이스 사용 경험을 혁신하는 것은 물론 업무에도 적극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가자”고 밝혔다.
삼성SDS와 네이버, SK C&C 등은 생성형 AI을 활용한 업무 솔루션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SDS의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은 메일과 메신저, 영상회의, 데이터 저장 등 지적 업무에 생성형 AI를 접목했다. 영상회의 회의록을 작성하고 실행방안을 도출,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는 작업 등이 생성형 AI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네이버도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기업용 솔루션을 지난해 공개했다. 기업 내부의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는 생산성 도구부터 대중 서비스까지 다양한 형태의 AI를 만들 수 있다.
검색 서비스도 달라진다. 국내외 기업들은 생성형 AI 기반의 검색 서비스를 출시, 또는 준비 중이다. 네이버는 생성형 AI 기반의 검색 서비스 ‘큐:’를 선보였다. 예를 들어 ‘김치찌개 맛있게 만드는 레시피가 뭐야? 재료도 구매할래’라고 질문하면 김치찌개 레시피와 함께 주문 가능한 장보기 상품들을 제시,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구글도 대화형 AI ‘바드’를 선보였다. 영어와 일본어, 한국어, 스페인어 등을 지원한다. AI 챗봇처럼 질문과 답변 주고받기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생성형 AI가 실질적으로 산업현장에 적용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활용이 시작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 “AI, 일상생활 편의 향상…법적·제도적 기반 마련도”
전문가는 AI가 우리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봤다. 김현철 한국인공지능협회장은 “AI는 개인의 능력 확장을 위한 완전한 보조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스마트 가전제품은 사용자의 생활패턴을 학습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스마트폰에서도 개인 맞춤형 정보 제공 등으로 사용자 경험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 산업 발전을 위한 향후 과제도 언급됐다. △일반 기업의 직무별 AI 교육 및 훈련 △데이터 접근 및 활용성 제고 △전략적 AI 연구개발 투자 등이다. 김 협회장은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제적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기술 표준 및 윤리 규범에 대한 합의 형성에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