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 “‘노량’이 이끄는 방향으로” [쿠키인터뷰]

김성규 “‘노량’이 이끄는 방향으로” [쿠키인터뷰]

-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준사 역을 맡은 배우 김성규
- 전작 ‘한산: 용의 출현’ 이어 두 번째 준사 연기… 스스로 연기 돌아봐
- “‘노량’은 배우 김성규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작품” 애정 어린 소감

기사승인 2024-01-12 06:00:30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에서 준사 역을 연기한 배우 김성규.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의와 불의의 싸움, 이 중심에 선 준사(김성규)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을 관통하는 인물이다. 왜군이던 준사는 이순신 장군의 신념에 매료돼 나라를 등진다.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이하 한산)에 첫 등장한 그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이하 노량)에서도 묵직한 활약을 펼친다. 준사를 연기한 배우 김성규는 한 인물의 7년 세월을 담아내며 새 동력을 얻었다. 지난 4일 서울 안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배우로서 얻은 게 가득한 작품”이라며 의미를 되새겼다.

김성규가 사극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그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인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에서 영신 역을 맡아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당시에도 두 시즌에 걸쳐 한 인물을 그려냈지만, ‘한산’과 ‘노량’ 두 영화를 넘나드는 준사는 그에게도 남달랐다. 김성규는 이를 “지속성의 차이”라고 짚었다. 영신을 연기할 땐 매 시즌 새로이 시작하는 심정이었다면, 준사로서는 한 역사에 내내 존재하는 기분을 느꼈단다.

두 선배배우이자 두 이순신을 거쳤다. 전작에선 박해일이 연기한 지혜로운 장수 이순신을, 이번에는 김윤석이 구현한 용맹하고 현명한 장수 이순신을 마주했다. 많은 게 변했지만 김성규만은 그대로였다. 준사의 자리를 지키며 그는 “거창하거나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접근”하기로 마음먹었다. 참된 군인이라는 큰 지향점을 두고 두 작품에서 준사로 활약했다. 이 모든 여정을 함께한 김한민 감독은 버팀목이었다. 김성규는 “이순신 장군과 준사의 관계처럼 감독님 역시 저를 묵묵히 지켜보며 늘 믿어줬다”면서 “감독님 덕에 달릴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노량’ 스틸컷.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준사를 연기하며 되새긴 건 책임감이다. 자신이 잘하고 있는 건지, 제대로 알고 연기하는지, 잘 나아가고 있는지를 줄곧 고민했다. 그리고 극 안에서의 제 모습을 떠올리고,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연기했는지를 묻곤 했다. 이순신 3부작에서 김성규는 준사로서 ‘한산’과 ‘노량’을 잇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는 준사를 “시작과 끝을 연결하는 인물”로 표현하며 “더 제대로 연기하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라고 강조했다. 극에서 준사는 의를 다하며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내달린다. 최후의 순간까지도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다.

연기와 삶에 구분을 두지 않고 사는 김성규에게 이번 작품은 더욱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최근 그는 무대인사를 다니며 관객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작품 속 인물이 아닌 사람 김성규로 나설 때면 여전히 수줍다”고 말을 잇던 그는 “덕분에 낯가림을 극복하며 나 역시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선배 배우들이 관객과 능숙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의 미래 역시 그려본단다. 이번 영화가 “연기인생에 있어 큰 원동력이 되리라 믿는” 이유다. “제 자신에게 부끄러운 연기만은 하고 싶지 않아요. ‘한산’과 ‘노량’이 제게 나아갈 힘을 주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작품이 되리라 믿어요.”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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