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발표 눈앞인데…정부-의협, 샅바싸움만

의대 정원 발표 눈앞인데…정부-의협, 샅바싸움만

새해에도 빈손으로 끝난 제24차 의료현안협의체
정부 “협력해달라” vs 의협 “여러 부작용 커”
정형선 교수 “충분히 논의했다…이달 내 발표해야”

기사승인 2024-01-12 06:00:07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24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달 중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규모를 확정해야 하는 만큼, 이제는 실질적인 논의를 진행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0일 오후 4시 서울시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24차 의료현안협의체를 개최했다. 

김한숙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사 인력 확대는 많은 국민들이 바라는 숙원 정책”이라며 “의협이 지역 필수의료 살리기에 동참해 왔던 것처럼 의사 인력 확대정책에도 적극 협력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의대 증원으로 의학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의대의 소중한 인재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임상을 비롯한 과학, 교육, 산업, 정책 등 다양한 분야로 마음껏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지고 지원할 것”이라며 “의협에서도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제안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가 먼저 손을 내미는 듯한 제스처를 보였지만, 돌아온 의협의 반응은 싸늘했다. 의협은 여전히 의대 증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의대 쏠림’ 현상을 막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협 협상단장인 양동호 광주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2024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자연계 학생들의 대거 ‘미등록’ 현상을 거론하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이공계와 자연과학을 포기하고 의대로만 몰려가는 상황에서 과학기술과 국가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려는 의대 정원 확대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의대정원 확대가 정부의 희망적인 생각대로 필수의료와 지방의료의 정상화 효과를 나타내기 전에 여러 부작용들이 발현될 것”이라며 “정부는 의학 교육의 당사자인 의대생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양측은 지난해 마지막으로 열린 제23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에서도 평행선을 달렸다. 복지부는 의대 증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의료계 뿐 아니라 폭넓은 사회적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의협은 의사 증가로 예상되는 사회적 부작용, 국민 부담 증가를 공개해야 한다며 맞섰다.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마감시한은 눈앞까지 다가왔다. 각 대학의 2025학년도 입학정원을 결정하려면 복지부가 늦어도 4월까진 증원 규모를 확정해 교육부에 전달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전국 40개 의과대학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의학교육점검반의 서면·현장 점검 등을 거친 뒤 늦어도 12월이나 1월 초엔 2025학년도 의과대학 총 입학정원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말 복지부 의학교육점검반이 각 의대가 제출한 희망 증원 규모에 따른 현장조사도 마쳤지만, 결론 도출까지 수일이 걸리고 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 의대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하지 않았나”라면서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수요조사까지 했고, 방침이 정해졌으면 이번 달 안에 발표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 교수는 “정부가 의협 등 의료계와 수없이 논의를 해왔다”며 “더 논의할 게 남아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더 이상 눈치 볼 것도 없는데 답답하다”면서 “이번에는 시늉만 하고 끝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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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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