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학기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아이들을 돌보는 ‘늘봄학교’가 시행된다. 예산, 인력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지만 계획대로 실현된다면 여성 경력단절과 저출생 문제에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던 초등 돌봄공백, 사교육비 경감에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교육부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2024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먼저 지난해 459개 학교에서 시범운행했던 늘봄학교를 초등 1학년 대상으로 올해 2000여곳으로 확대한다. 올해 2학기부터는 전체 초등학교로 전면 확대된다. 내년에는 초등 2학년까지, 오는 2026년부터 모든 초등학생이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늘봄학교는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정규수업 이외 방과 후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는 제도다. 이전에도 초등 돌봄교실 같은 프로그램이 운영됐지만, 소득 기준 등을 바탕으로 이용 자격이 제한됐고, 그마저도 자리가 없어 추첨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늘봄학교 도입 후에는 맞벌이 여부 등과 관계없이 원하는 학생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교육당국은 늘봄학교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가 올해 자녀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학부모 5만2655명을 대상으로 지난 1~8일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83.6%)이 늘봄학교에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2학기가 되면 약 27만명이 늘봄학교를 이용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다만 교육부는 늘봄학교 확대로 교원의 업무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에 오는 2025년까지 교원 업무와 늘봄학교 업무를 분리하기로 했다. 2025년에는 큰 규모의 초등학교부터 늘봄학교 업무를 총괄할 늘봄지원실장을 공무원으로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1학기 늘봄학교 업무를 전담할 기간제 교원 2250명 이상을 배치하고,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전담실무인력을 1명 이상 배치해 늘봄업무를 교사에게서 분리하겠다는 생각이다.
학교 행정업무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1학기에는 현장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밀학교 돌봄 공간 확보와 현재도 방과후 교사 등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지방, 도서산간지역 등 강사 채용 등의 난제도 남았다. 서울교사노조는 “서울의 경우 당장 3월부터 시행 예정인 초등학교 1학년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계획할 인력이 없다. 새로운 프로그램의 도입은 지난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