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4% 감소했다. 반도체 한파에서 고전한 탓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는 1년 만에 D램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31일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 258조9400억원, 영업이익 6조5600억원으로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도인 지난 2022년 43조3800억원에서 84% 줄어들었다. 연간 영업이익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만이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 적자는 총 14조87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매출은 67조7800억원, 영업이익은 2조8200억원으로 발표됐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감소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과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전사 매출은 지난해 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메모리 실적이 개선되며 직전 분기 대비 39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반도체 등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의 매출은 21조6900억원이다. 2조1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증가로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 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됐다. D램 재고 수준도 큰 폭으로 개선,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직전 분기 대비 시스템LSI의 매출과 손익도 개선됐으며, 파운드리의 경우 지난해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DX 부문의 매출은 39조5500억원, 영업이익은 2조6200억원이다. 모바일 등의 MX는 신모델 출시 효과가 둔화되면서 직전 분기 대비 매출 및 이익은 줄었다. 다만 태블릿 프리미엄 신제품과 웨어러블 제품 판매는 증가·유지됐다. VD의 경우 전반적인 TV 시장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로 전년 및 전분기 대비 수익성은 소폭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시스템에어컨 중심으로 B2B 사업이 성장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이 개선됐으나 경쟁 심화로 실적은 둔화됐다.
전장을 담당하는 하만의 매출은 3조9200억원, 영업이익은 3400억원이다.
SDC의 매출은 9조6600억원, 영업이익은 2조100억원으로 집계됐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주요 고객사 신제품에 적기 대응하고 하이엔드 제품 비중을 확대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대형의 경우 경기 부진으로 수요 약세가 지속됐으나 연말 성수기 TV 판매 증가로 매출이 증가하고 적자 폭이 완화됐다.
4분기 시설투자는 16조4000억원 집행됐다. 사업별로는 DS 14조9000억원, 디스플레이 8000억원 수준이다. 연간으로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인 53조1000억원이며 DS 48조4000억원, 디스플레이 2조4000억원 수준이 집행됐다.
올해 전망은 어떨까.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황과 IT 수요 회복을 기대했다. AI 반도체에 적극 대응하고 AI 탑재 제품 시장 선점을 추진하는 가운데, 프리미엄 리더십과 첨단공정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기술 준비도 병행할 방침이다. 다만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제품별 회복 속도 차이에 따라 상저하고 실적을 전망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