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민생을 얘기하는 새로운 정치 세대의 등장이 필요한 때”
오는 4·10 총선에서 경기 고양병 출마를 선언한 청년 정치인 정진경 전 보좌관은 탈이념화된 새로운 정치 세대, 정치 세력의 등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민주화를 이끈 선배 정치인들의 희생과 노력에 대한 진정 어린 존중을 바탕으로 변화된 시대상에 맞춰 더 진일보한 비전과 아젠다를 제시해야 할 때가 됐다는 것으로 그간 국회와 청와대에서 쌓아온 실력과 경험으로 이를 몸소 실현해 보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만난 정 예비후보는 정치권이 예산 국회에서 법인세 인상·인하 여부를 두고 싸우기보다 당장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비 세액 공제를 두고 더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특히 강조했다.
이념보다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하는 게 정치 본연의 임무라면서 현재 첨예한 대립 상황을 깨고 민생 문제 해결에 흠뻑 투신할 때라고도 주장했다.
경기 고양에서 터를 잡고 아이 셋을 낳고 기르면서 16년을 살아온 그는 그 누구보다도 고양에 대해 깊은 이해와 애정을 보였다. 부족한 교통 인프라 등 지역 현안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었으며 그의 머리에는 이를 풀어갈 복안도 가지고 있었다.
특히 그는 이번 총선을 단순히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고 규정하지 않았다. 대신 엉망이 된 민생 경제와 정치를 회복하는 선거라며 진영 논리보다는 국민 중심의 사고를 인터뷰 내내 보였다.
진솔한 그의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엮었다.
-출마의 변
▷새로운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쪽은 옳고 다른 한쪽은 완전히 틀렸다는 식의 정치로는 지금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풀 수 없다. 이제는 탈이념화된 세대가 정치권에 진입해 다른 정치를 보여주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민주화 운동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화에 헌신한 선배들을 진심으로 존중한다. 다만 2024년에는 더 진일보한 비전과 아젠다를 제시해야 한다. 일반 국민이 생각하는 먹고사는 문제와 거리가 먼 거대 담론보다는 작지만 당장 국민 삶에 체감되는 구체적인 것들을 정치권에서 다뤄야 한다. 그 역할 수행을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고루한 거대 담론 논쟁은 무엇을 말하나
▷지난해 여야의 법인세 논쟁이 대표적이다. 부자 감세 등은 어찌 보면 낡은 담론이다. 이 과정에서 나왔던 낙수 효과 등은 1980·1990년대 나왔던 말들로 2020년대 국회에서 논쟁을 벌이기에는 부적합하다. 법인세 올리냐 마냐에 국민 중 얼마나 관심이 있겠나. 국민이 관심을 더 가지는 것은 교육비 세액 공제가 어떻게 되는지, 교육비 절감 방안이 어떻게 되는지 등 당장 먹고사는 문제와 연결된 것들이다. 우리 삶에 직접 연결되는 그런 정책을 이야기하고 싸우는 정치가 필요하다.
-국회와 청와대에서 활동했다. 기억 남는 활동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행정관을 지냈다. 언론 보도의 영향으로 국민은 민정수석실이 엄청난 권력기관으로 굉장히 무서운 곳이라 생각하시곤 하는데 국민의 민심 정보를 가까이서 듣는 역할을 한다. 2020년 코로나 시국에 집합 금지 업종 지정 당시 손실 보상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요구를 파악하고, 추진한 게 민정수석실이다. 당시 기재부는 손실보상금 지급 자체를 반대했는데 민정수석실에서 민의를 읽고 따로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고 취합해 대통령께 보고드렸다. 당시 현장을 누비며 실무를 담당했던 기억이 있다.
-국회 보좌진 생활하면서 많은 입법을 도왔는데. 기억나는 게 있다면
2015년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의원실을 찾아와 장애인 평생교육법 제정을 요구하신 적이 있다. 발달 장애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대학 가기가 너무 힘들고, 갈 곳이 없다며 도움을 청한 것인데 이때 노력을 통해 관련법을 통과시켰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각 부처 모두 연관이 된 사안으로 서로 미루기 바빴는데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위해 분연히 노력해 9개월만에 관련 입법을 통과시켰다. 제 이름이 붙어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보좌진 생활 중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왜 이 일을 하는지 의미를 준 특별한 경험이다.
-본인의 강점은
민주당에서는 되게 유명한 공격수였다.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삼성이 최순실씨 딸에게 돈을 줬다는 것을 처음 밝혀낸 사람이다. 당시 저는 의원실에서 문체위 담당 보좌관도 아니었는데 당시 일하다가 시간 쪼개서 찾아봤고, 해당 사실을 밝혀냈다. 나중에 특검에서 관련해 진술한 적도 있다.
-고양병 출마 이유는
▷결혼 16년 차로 고양에서 애 낳고 계속 살아왔다. 16년 산 게 길게 산 거냐고 말씀하시기도 하는데 고향인 광주서 17년 살았다는 점에서 삶의 절반을 고양에서 산 셈이다. 첫째 아이부터 셋째까지 모두 고양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런 곳이 활기가 없어졌다고 느낀다. 과거 일산 호수공원 주변에 가보면 주말에는 정말 발 디딜 틈이 없었고 활기가 넘쳤었는데 어느 순간 휑해졌다. 상권은 텅텅 비고 도시가 낡은 느낌이 든다. 선배 의원님들이 계시지만 이젠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파악한 지역 현안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부족한 교통 인프라다. 현재 철도 지하화 공약들이 나오는데 그에 앞서 교통망 확충이 더 시급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인구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교통 인프라는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직접 고양에서 서울을 출퇴근해본 입장에서 이러한 문제를 절감한다.
-청년 정치, 청년 정치인에 대한 입장은
▷앞서 한 차례 말한 것처럼 우리 세대는 이념과 낡은 담론을 벗어난 세대다. 학생 운동하던 세대가 아니다 보니 이념 논란에서는 다소 자유롭다. 일명 X세대로 불린 세대로 탈권위적이다. 친한 사람 팔이 안으로 굽는 것보다는 팔이 실력 있는 쪽으로 굽는 그런 세대다. 이제 정치도 그런 모습으로 갔으면 좋겠다.
-이번 총선의 성격을 규정하자면
▷흔히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말한다. 대신 난 위기의 민생 경제와 본연의 정치를 회복하는 선거라고 칭하고 싶다. 누구를 심판하고 낭떠러지로 몰고 하는 것들은 이제는 끝내야 한다. 극단적 심판은 또 다른 극단을 낳기 때문에 이제 심판론보다는 민생 회복을 위한 국민의 선택을 받는 선거라고 규정한다.
-정치인 정진경에게 정치란
▷약자에게 불리한 것들을 보정해 줄 수 있는 도구 또는 그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세상은 양육강식의 세상으로 가만히 두면 강자에게 유리하게만 흘러간다. 당장 신용카드 이자율, 대출 이자만 보더라도 가진 이들이 훨씬 유리하다. 특히 경제는 역진적인 경향이 커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 이것을 조정하고 보정하는 게 곧 정치다. 그런 측면에서 균질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이재명의 기본 소득 정책은 정치의 본질을 담고 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