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하나둘씩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게임사는 저마다 매출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며 노력해왔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론은 역시 신작이었다.
신작 흥행에 성공한 넥슨과 넷마블은 긍정적인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반면 ‘3N’ 한 축인 엔씨소프트는 신작 부진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번 주 실적 발표가 예정된 펄어비스, NHN 등도 신작 성과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14일 NHN, 15일 펄어비스 실적이 발표된다. NHN은 흑자가 예상되지만 펄어비스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받아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작 온도차 때문이다.
NHN은 신작 ‘우파루 오딧세이’가 좋은 성과를 이끌었으리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우파루 오딧세이는 ‘우파루 마운틴’ 후속 게임으로 기존 게임에 향수를 느끼는 유저와 캐주얼 게임을 즐기는 신규 유저 유입이 예상됐다. 실제로 출시 15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를 달성했다. 여기에 기존 웹보드 게임 매출이 받쳐주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펄어비스는 지연되는 신작 출시 일정 탓에 4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낀다는 전망이다. 기대작인 ‘붉은사막’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검은사막’ 매출 동력도 떨어지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검은사막 IP 매출은 지난 2020년 약 4107억원에서 2021년 2895억원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9월30일 공시에서도 약 1923억원 정도로 나타났다. KB증권은 지난달 30일 신작 출시가 미뤄지며 지난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할 거라고 분석했다.
신작 흥행에 성공한 넥슨은 연매출 4조원에 성큼 가까워졌다. 넥슨은 지난해 3조93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1조2516억원으로 각각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엔화 기준으로 20%, 30% 늘어났다.
‘데이브 더 다이버’와 ‘더 파이널스’ 등 신작 흥행 덕분이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스팀과 닌텐도 스위치 버전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300만 장을 돌파하기도 했다. 메이플스토리, FC 온라인 등 핵심 게임에서도 견조한 실적 유지가 이뤄졌다. 넥슨이 지난 8일 발표한 IR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일본은 물론 북미와 유럽 등에서 메이플스토리가 높은 수익을 기록하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넷마블 역시 7분기 연속으로 이어지던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2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넷마블은 4분기엔 영업이익 177억원을 올리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넷마블의 흑자 전환 역시 신작 덕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넷마블이 발표한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표한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상위 매출 10개 게임 중 4위에 오르면서 전체 매출의 8%를 담당했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신작 ‘THRONE AND LIBERTY(TL)’ 부진이 매출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리포트에서 TL 매출이 30~40억원에 그쳤으리라 예상했다. 이어 인건비 증가와 TL과 관련해 늘어난 마케팅 비용이 영업이익 하락을 이끌었다고 봤다.
한편 게임사들은 올해도 신작에 집중해 매출 증가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차세대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와 ‘마비노기 모바일’을 연내 선보이려고 한다.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 잠입 생존 게임 ‘낙원’ 등도 예정돼 있다.
넷마블은 올해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아스달연대기: 세 개의 세력’을 1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NHN 역시 다양한 장르의 신작 6종을 내놓는다. 루트슈터 장르 ‘다키스트데이즈’와 블록체인 소셜카지노 ‘페블시티’ 등이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