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정책 기조로 삼은 가운데, 이동통신 3사의 5G 요금제 최저선이 3만원대로 낮아진다. 다만 알뜰폰 5G 요금제 동반 인하는 요원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T와 LG유플러스는 5G 3만원대 요금제 신설을 검토 중이다. KT는 지난달 3만7000원에 데이터 4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기존 5G 요금제 최저선은 4만원대였다.
같은 날 기준, 알뜰폰 요금제 비교 사이트 ‘알뜰폰허브’에 따르면 5G의 경우 3만원대 요금제로 8GB~180GB를 데이터를 쓸 수 있다. 일부 요금제는 3만7000원에 각각 8GB, 10GB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동통신3사와 비교해 크게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로 알뜰폰 사업자들은 5G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알뜰폰 5G 가입 회선 수는 26만4231회선에 불과하다. 전체 5G 가입자 중 0.8% 수준이다. 반면 4G(LTE) 가입 회선 수는 1475만6320회선으로 집계됐다. 전체 이동통신의 30.1%다.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높은 5G 도매대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알뜰폰 서비스는 기존 통신 3사에 망 사용료(도매대가)를 내고 빌려 쓰는 형태로 운영된다. 업계에 따르면 4G 도매대가는 40~53%이지만 5G 도매대가는 60% 수준이다. 1만원짜리 요금제의 경우, 6000원을 이동통신사에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5G 도매대가 조정되지 않는 한 요금 인하 또한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도매대가가 변하지 않는 이상 알뜰폰 5G 요금제가 현재보다 저렴해지기는 어렵다”며 “5G 시장 지출 자체가 어려워 내부적으로도 우려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매대가 협상의 키는 이동통신사에서 쥐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도매대가 의무제공 관련법이 일몰돼 논의가 진행조차 되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통신비 인하와 알뜰폰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하는커녕 5G 진출 자체가 갑갑한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통신비 인하 정책을 펼 때 그에 상응하는 도매대가 역시 낮춰야 한다.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