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은 조선 후기 천문유산 ‘남병철 혼천의’를 복원했다고 29일 밝혔다.
혼천의는 조선 세종조인 1453년 제작기록이 등장한 이래 관측 대상과 방식에 따라 개량됐고, 남병철 혼천의는 1850년 경 제작됐으나 현물은 전해지지 않고 있었다.
천문학자 남병철(1817~1863)이 저술한 의기집설(儀器輯說)에는 기존 용도에 따라 각각 활용하던 혼천의를 보완 개량해 제작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실제 남병철 혼천의는 장소를 옮겨가며 천체를 관측할 수 있도록 관측 기준인 북극 고도를 조정하는 기능을 갖췄다.
이는 이전의 혼천의가 북극 고도를 관측지에 맞춰 설정하면 더 이상 변경할 수 없던 것과 차별된다.
또 남병철 혼천의는 필요에 따라 천체 위치를 측정하는 둥근 고리인 ‘사유권’ 축을 선택할 수 있어 고도, 방위는 물론, 황경과 황위, 적경과 적위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남병철은 가장 안쪽 고리인 사유권 회전축을 두 번째 안쪽 고리 '재극권'에 있는 적극축, 황극축, 천정축을 연결, 상황에 맞는 천체 관측이 가능토록 기능을 더욱 확장했다.
이를 통해 필요에 따라 관측 기준을 지구 회전축, 태양 등으로 변경 적용할 수 있다.
김상혁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남병철 혼천의는 전통 혼천의 중 실제 천체 관측이 가능한 재극권을 탑재한 세계 유일 과학기기”라며 “역사 속 천문기기 복원으로 당시 천문기록 신뢰도를 높이고, 선조의 우수한 과학문화재를 되살린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복원한 남병철 혼천의는 올 하반기에 국립과천과학관에서 특별전시할 예정이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