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청정연료연구실 박종호 박사팀은 블루수소 생산의 핵심 기술인 이산화탄소 포집 소재와 공정을 개발, 포집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블루수소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를 개질해 그레이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만든 수소를 일컫는다.
수소가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화석연료에서 추출한 그레이수소가 수소 총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그레이수소 1㎏ 생산하는데는 약 10㎏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 생산 비율을 높여야 하지만 아직 경제성 부족한 실정이다.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그레이수소 생산 과정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매장하거나 석유화학제품 원료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기 방출을 막는 블루수소 생산이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50년 블루수소 공급량은 연 2억 톤에 이르고, 이를 통해 연 13억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따를 전망이다.
연구팀은 기존 수소생산 공정에서 이산화탄소 포집을 위해 활용하던 흡착제의 낮은 성능과 배출가스 중 이산화탄소만 포집하는 선택도를 개선, 전체 공정의 효율을 올렸다.
새로 개발한 흡착제는 기존 대비 이산화탄소를 4.6배 이상 높은 선택도로 정밀하게 포집할 수 있다.
기존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에서 사용하는 흡착제는 흡착량이 많으면 배출가스 중 이산화탄소가 아닌 메탄을 더 많이 포집하거나, 이산화탄소에 대한 선택도가 높으면 흡착량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었다.
때문에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를 키워 포집량을 늘릴 수밖에 없어 운전비용이 상승하는 등 효율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표면 특성이 극성인 흡착제를 개발, 유효 흡착량 극대화를 위해 이산화탄소에 대한 결합력을 최적화했다.
이 흡착제는 무극성도가 매우 높은 메탄과의 인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에 대한 친화도는 유지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흡착제를 적용한 진공압력변동흡착(VPSA) 공정기술을 개발하고 연속 운전 수행을 통해 99% 순도 이산화탄소를 92% 회수율로 포집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기존 흡착제는 96%의 순도 이산화탄소를 67%만 회수할 수 있었다.
특히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고 고순도로 회수하는데 필요한 전력 소비를 공정 모사를 통해 계산한 결과 1톤당 40㎾h/ton-CO2의 전력을 소모, 관련 선도 기업인 미국 에어프로덕츠사의 83㎾h/ton-CO2에 비해 전력 사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박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흡착제와 에너지연이 보유한 수소플랜트 설계기술과 공정개발 등 경험을 접목하면 연 100만 톤 규모 이산화탄소 포집과 1톤당 30달러 이하의 낮은 비용으로 블루수소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선진 기술을 뛰어넘는 국산화로 블루수소 생산시장을 선도하고 장기적으로 2050 탄소중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