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비례공천 저격에 제2차 당정 갈등 ‘불씨’…與 서둘러 ‘진화’

이철규, 비례공천 저격에 제2차 당정 갈등 ‘불씨’…與 서둘러 ‘진화’

황상무·이종섭 악재에 비례대표 선출 논란
서병수·권성동, 이철규 아닌 지도부 힘 싣기
이강윤 “이대로 가면 좋지 않은 결과”

기사승인 2024-03-19 15:24:54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윤재옥·나경원·안철수·원희룡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정치개혁’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친윤석열계(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이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선출을 공개 저격하면서 제2차 당정 갈등 불씨가 촉발 우려가 나온다. 당내에선 4월 총선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1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위원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 당을 위해 헌신한 인물들이 대우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당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찾아볼 수 없다”며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 배제와 후순위 배치도 실망의 크기가 작지 않다”고 적었다.

당내에선 당무에 대해 공개 발언하지 않는 이 위원의 이례적인 반발이 제2차 당정 갈등의 시작을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위원장 주도로 이뤄진 비례대표 공천에 친윤계가 참지 않고 불만을 표출한다는 해석이다.

실제 친윤계 인사로 꼽히는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 위원장은 당선권 바깥인 24번에 배치돼 사퇴 의사를 표했다. 주 전 위원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은 비례 당선권에 호남 인사를 25% 우선 추천하는 당규를 담았으나 공천에서 광주는 완전히 배제됐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이 검사로 재직할 때 인연을 맺고 인수위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 위원의 발언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천 과정에서 다른 의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며 “그런 문제를 당내에서 어떻게 표출하고 해결할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원내에서도 이 위원이 아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힘을 싣는 분위기다. 총선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부각된다면 보수층 표심이 흩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현역 최다선인 서병수 의원은 이 위원의 발언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위원은 인재영입위원장이고 공관위 일원”이라며 “내부에서 생기는 문제는 내부에서 수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비판했다.

원조 친윤계인 권성동 의원은 원팀으로 뭉칠 것을 강조했다. 권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선거를 앞두고 ‘친윤’, ‘비윤’ 같은 분열의 언어를 경계해야 한다”며 “일부 언론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불쏘시개로 삼아 우리 당을 갈등과 분열의 프레임으로 가두려 한다. 선거가 3주 남은 가운데 동요해선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언론사 기자를 상대로 ‘회칼’ 망언을 한 황상무 시민사회수석과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부임으로 총선 악재에 직면했다. 일련의 사태 이후 비례대표 선출 공정성 논란이 터지면서 총선 직전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전문가는 국민의힘이 최대 고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유권자에게 스텝이 꼬이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투표일이 임박할수록 만회할 시기가 촉박해진다.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마주할 거 같다”고 전망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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