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을 맞은 여행업계가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여행 수요가 회복되자 업계는 멤버십 개편 등을 통해 ‘충성고객’ 유치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의 지난해 매출액은 6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리얼트립은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연매출 360억원을 기록했으나, 2021년엔 44억원까지 줄었다. 2022년 220억원으로 반등했다. 지난해 마이리얼트립의 거래액은 1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숙박에 집중한 여행 플랫폼 야놀자와 여기어때도 좋은 실적을 냈다. 지난해 야놀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38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788억 원) 대비 34%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다. 여기어때도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7% 증가한 157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0% 성장한 180억원이라고 밝혔다.
팬데믹 전으로 회복한 여행업계는 한발 나아가 충성고객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행업계가 회사 성장을 위해 상품군을 확대하고 투자금액을 늘리면서 충성고객 필요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타 플랫폼과 차별화된 이색 상품을 내놓고, 구매 횟수에 따른 멤버십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과거 여행업계는 충성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매달리지 않았다. 고객들 대부분이 여러 플랫폼을 비교한 뒤 가장 저렴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업체들도 최저가 경쟁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는 최근 여행객들의 소비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한국관광데이터랩이 발표한 2023년 관광트렌드 관광트렌드 전망 설문조사 및 데이터 종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여행객 사이에서는 최근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를 여행에 반영하는 트렌드가 생겼다.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관광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평균 45.8%가 ‘취향이나 경험을 쌓기 위해서라면 다소 비싸거나 사치스러운 것이라도 소비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젊은 여행객을 중심으로 본인의 취향에 맞는 프로그램이나 여행 상품엔 돈을 더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재밌고 특색있는 테마 여행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업계가 최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충성고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마이리얼트립은 상반기에 기존 멤버십 프로그램인 사모아 서비스를 개편할 예정이다. 여행 상품 구매 시 구매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마이리얼트립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포인트 적립 비율을 늘리거나 여행자보험 환급,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호캉스 특가가 주력 서비스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여기어때도 이번달 내 멤버십 제도를 개편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하나의 단계로만 구성됐던 개인 고객용 ‘엘리트’ 멤버십과 기업간거래(B2B)용 ‘비즈니스’ 멤버십을 두 개의 단계로 나눈다.
야놀자는 지난 2월1일 멤버십 제도를 도입했다. 골드 클래스 VIP 멤버십을 만들고 국내 호텔을 최소 10% 이상 할인한다. 첫 골드 클래스 승급 시 국내·외 숙소, 해외 항공 등에 적용 가능한 20만원 상당 웰컴 쿠폰팩을 제공한다. 야놀자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 편의를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저가로 가격을 계속 내리면서 경쟁하는데엔 한계가 있다”며 “그러니 멤버쉽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한 플랫폼을 많이 이용해주는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