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전기차 리콜…“충전제어장치 표준 기준 부재가 원인”

쌓여가는 전기차 리콜…“충전제어장치 표준 기준 부재가 원인”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전무
“리콜사태, 인증기관에 대한 불만이 지속해서 생기는 상황”
“자동차 제조사에 일임하기보다 명확한 기준 제시해야”

기사승인 2024-03-21 06:00:21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소프트웨어에서 잇따라 오류가 발생함에 따라 관련 규정을 선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리콜센터 

전기차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소프트웨어에서 잇따라 오류가 발생함에 따라 관련 기술 규정을 선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ICCU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해당하지 않는 부품으로, 표준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 스텔란티스코리아, 테슬라코리아 등 4개사의 12개 차종 23만2000대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리콜에 돌입한다. 이번에 리콜 대상이 된 현대차·기아 전기차 16만9932대는 ICCU 소프트웨어에서 오류가 발견됐다. 

ICCU는 전기차 충전·구동의 핵심으로 직류·교류 충전장치와 통신 장비 등을 통합한 전력 변환 시스템이다. 배터리 충전, 전기차 전력 등을 제어하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 곳곳에 전기를 공급하는 최상위 제어 ‘헤드 모듈’이라고 불린다. 국토부는 최근 대규모 리콜과 관련해 “ICCU 소프트웨어 오류로 저전압 배터리 충전이 불가하고 이에 따라 주행 중 차량이 멈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및 ICCU 오류로 인한 리콜을 안내하고 있는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첨단 장치가 계속 개발됨에 따라 기준 또한 업데이트되고 있다”라면서도 “ICCU는 표준 기준이 없어 자동차 제조사에 문의해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무한 가이드라인’부터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컨트롤타워인 국토부가 전문성을 가지고 기업에 가이드라인을 통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며 “정부가 기업의 의견을 그대로 듣거나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을 일임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인증기관에 대한 불만이 지속해서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은 순환근무 특성상 2~3년마다 담당자가 바뀐다. 친환경 정책, 전기차 관련 업무처럼 신사업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잔뼈가 굵고 전문성이 있는 담당자가 장기간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성이 필요한 사업이지만, 관련 부서 담당자들의 전문성이 부족해 결국 피해는 안전한 자동차, 친환경차 라는 문구를 믿고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ICCU와 관련해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 리콜센터에 현대차 △아이오닉5 12건, 아이오닉6 10건, 기아 △EV6 3건, 제네시스 △GV60 1건 등 총 26건의 신고 사례가 접수됐다. 비공개 신고 건수까지 감안하면 올해 50일 동안 약 30건의 신고가 들어온 셈이다.

아이오닉5 차주는 “주행 중 ICCU에 이상 현상이 발생하면 계기판에 전원공급장치점검 경고가 뜨고 속도가 줄어들거나 운행이 불가능해진다”며 “차량을 구매할 당시에는 이러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은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갓길로 차량을 옮겼지만, 언제라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까봐 불안하다”고 했다. 

이러한 신고가 다수 접수되자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초부터 같은 해 7월 주행 중 동력 상실·감소 증상이 발생한 전기차 차량에 대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무상 수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제작사가 시행하는 리콜에 대한 시정조치 대상 및 방법이 적정한지 여부에 대하여 적정성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현대차 관계자는 “ICCU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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