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진출한 보험 비교·추천, 더 많은 이용자 확보하려면

플랫폼 진출한 보험 비교·추천, 더 많은 이용자 확보하려면

기사승인 2024-04-02 07:51:46
쿠키뉴스 자료사진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지난 1월 서비스를 시작한 자동차 보험과 용종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상반기 중 펫보험, 저축성보험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새로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선 흥행 부진을 겪은 자동차 보험과 다른 결과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과 플랫폼은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4~5월 카카오페이에서 출시되고, 저축보험은 6월을 목표로 네이버페이에서 출시될 전망이다. 

앞으로 출시될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앞서 출시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흥행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금융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19일 문을 연 자동차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한 달간 이용자수가 12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보험계약 건수는 6100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슷한 기간 시작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이용자수 13만6000명, 실행 건수 2만3598건을 기록한 것에 못 미치는 수치다.

업계는 펫보험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하는 분위기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을 운용하는 메리츠, 한화, 롯데, 삼성, 현대, KB, DB, 농협, ACE, 캐롯 10개 보험사가 보유한 펫보험 계약 건수는 총 10만9088건으로 전년(7만1896건)보다 51.7%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2년 반려동물의 개체수 약 799만 마리 중 가입률이 1.4%에 불과해 앞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할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첫 타자였던 자동차보험과 펫보험을 대하는 보험사들의 입장 차이도 크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기 때문에 시장이 새로 만들어지는 구조가 아니었기에 대형 보험사들이 자신들의 플랫폼과 판매 채널을 이용하길 바라는 분위기였고 보험사마다 입장차도 컸다. 하지만 펫보험은 신규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라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에 1.4%밖에 가입이 안 됐다는 얘기는 거꾸로 얘기하면 시장 자체가 크다는 의미”라며 “펫보험에 대해 보험사와 플랫폼 모두 수요가 있기 때문에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환경이 자동차보험과 다르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자동차보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도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전에 하던 방식이 아닌 플랫폼을 통해 보험에 가입해 본 이용자가 또 이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은 표준 약관을 쓰기 때문에 특약만 다를 뿐 모든 보험회사가 표준 약관에 있는 내용은 다 동일하다”라며 “플랫폼을 이용하면 매년 여러 회사를 직접 알아보는 과정이 없어지는 편의성이 있다. 자동차보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이용자도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흥행하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지금처럼 대형 보험사 중심의 운용에서 벗어나 마이데이터, 캐피탈 사업자 등 다양한 업체들이 들어와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많이 제시해야 이용자가 모일 거란 얘기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 이후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소형 보험사는 점유율이 기존 7.9%에서 48.7%까지 높아졌다. 기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점유율 91%에 달하는 대형 보험사 4곳의 점유율은 플랫폼에서 50.1% 수준에 그쳤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미 자신들의 판매 채널이 있는 보험사들은 굳이 수수료를 내면서 여기 들어올 필요가 없다. 높은 수수료를 보험료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며 “비즈니스 플랫폼은 참여자들이 많이 들어와야 경쟁과 흥행이 되는 점을 생각하면 현재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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