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식품은 중국과 특허 전쟁 중”…자국 보호에 한국기업 피해

“K식품은 중국과 특허 전쟁 중”…자국 보호에 한국기업 피해

중국 지방인민법원, 중국 특허·경쟁·기술계약 사건 증가
“중국 특허 출원 어려워…식품 기술 입증도 쉽지 않아”
“중국 기업과 분쟁, 시간 오래 걸려 국내 기업에 힘든 싸움”

기사승인 2024-04-03 14:00:09
소비자가 마트에서 식료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확장에 나선 국내 식품업계가 중국 진출에는 난항 겪고 있다. 중국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특허기술을 도용하거나 상표를 쓴 중국 기업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한국지식재산보호원 지식재산보호종합포털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중국 지방인민법원의 지식재산권 민사사건에서 특허, 경쟁, 기술계약 사건에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 관련 사건은 2021년 3만1618건에서 2022년 3만8970건으로 증가했으며 경쟁 관련 사건은 2021년 8419건에서 2022년 9388건으로 증가했다. 기술계약 관련 사건도 2021년 4015건에서 2022년 4238건으로 조사됐다.

앞서 국내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은 라이신 제조 중국 기업 ‘동샤오’와의 미생물 발효 특허소송에서 지난 2021년 최종 패소했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CJ제일제당의 기존 증거로는 동샤오가 공정에서 특허 촉진제를 사용했는지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은 배합 등의 차이로 고유 특허 기술을 증명하기가 쉽지가 않고, 기술 도용을 지적을 하려 해도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국내 기업의 상표권 분쟁 사례도 있다. 지난 SPC그룹 파리바게뜨도 중국 제과 브랜드 ‘발리바게뜨’와의 상표권 소송에서 패소했었다.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연 SPC그룹은 파리바게뜨의 중국어 상표인 ‘巴黎贝甜(파리베이티엔)’과 영문 ‘PARIS BAGUETTE’ 상표권 등록을 신청했지만 영문 상표권만 인정받았다.

그러자 ‘발리바게뜨’는 중국상표평심위원회에 파리바게뜨의 상표권 취소를 요구했다. 중국상표평심위원회는 파리바뜨 상표권 등록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발리바게뜨는 2018년 8월 베이징 지적재산권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파리바게뜨는 ‘파리바게뜨’ 상표가 전 세계 23개국에 등록되어 있다는 점을 주장했지만, 중국 재판부는 발리바게트의 손을 들었다. 파리바게뜨 상표 중 ‘PARIS’가 원산지 오인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SPC그룹은 중국 재판부 결정에 항소해 끝내 2021년 상표권 소송전에서 승리하고 법적 분쟁을 일으킨 짝퉁업체에 배상금을 받게 됐다. 그러나 소송에서 이기기까지 패소와 항소를 거듭하며 수년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재판 공방까지 벌이지 않더라도 이처럼 중국에서 국내기업 상표를 무단으로 선점하거나 모조품을 만든 사례는 적지 않다. 오뚜기, 김밥천국, 설빙, 굽네치킨 등도 피해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21년에는 CJ제일제당·삼양식품·대상·오뚜기 등 4개 업체가 모여 한국식품산업협회와 공동 대응하기도 했다. K푸드 상표 등을 도용한 제품을 생산·판매한 중국의 청도태양초식품, 정도식품 등에 지식 재산권(IP) 침해 소송을 제기한 해당 사건은 지난해 승소하기도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특허 분쟁 관련해서는 국내 식품사들도 현지법인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한국식품산업협회를 통해 공동 대응해 승소하거나 특허소송에서도 승소하는 등 사례도 있었지만, 배상금이 적거나 중국 기업에서 항소하는 경우 대응도 시간이 오래 걸려 힘든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영진 안진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중국 법원은 반도체, 자동차 기술 등에서도 일방적으로 자국 기업 편을 들어주는 경향이 있어 식품 특허 분야에도 어느 정도 작용할 여지가 있다”며 “중국 기업이 특허 침해인줄 모르고 획득한 제품을 사용·판매한 경우 책임을 면하는 ‘중국특허법 70조’나 2년이면 끝나는 중국의 특허권 침해 소송 시효 등 특허권자에 불리한 규정이 있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특허 방어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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