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업계가 제품력을 키우고 수출국 다변화 전략을 펼치며 화장품 수출액 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5일 서울의 한 화장품 면세점은 방한 외국인들로 붐볐다. 면세점을 방문한 관광객 안젤라(Andjela·여·25)씨는 “주변 친구들도 에센스나 로션은 현지에서 한국 제품을 구매하기도 한다”며 “피부가 민감한 편인데, 나한테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조금 비싸도 좋은 제품은 계속 쓰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앰플과 수분크림이 포함된 기초 화장품 두 세트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3월 화장품 수출액은 2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7% 증가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관세청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간 화장품 업계는 수출실적에 부진을 겪으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었다. 국내 화장품 기업 ‘탑2’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44.1% 감소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5672억원, 영업이익 547억원을 기록하는 등 2022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3.3%, 영업이익은 57.6% 감소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양사 모두 엔데믹 이후에도 중국 실적이 좋지 않았다.
이에 국내 화장품 회사는 제품력을 키우고 수출 창구를 다변화하는 등 전략을 펼쳤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브랜드 행사를 열었다. 더후(The WHOO)의 대표 제품 ‘천기단’을 출시 13년 만에 리브랜딩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며 다시금 중국 공략에 나선 것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전체적인 화장품 수출 액수만 나온 상황이라 영업이익에 얼마나 반영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브랜드 가치 향상과 제품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 브랜드를 수출하고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매출 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스킨케어 브랜드 더후”라며 “중국의 경우 중장기적 관점에서 더후를 중심으로 채널을 넓혀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에 메이지 않고 수출 영토를 넓히는 방법을 사용했다. 설화수나 라네즈를 내세워 일본과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헤라 등은 일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의 대표 제품은 윤조에센스와 자음생 세럼”이라며 “해외 수출 제품으로도 그 두 가지를 가장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업계는 올해 1분기 성적표가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수출액이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하며 올해 화장품업계 1분기 실적이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국 다변화와 함께 제품에도 신경을 쓴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화장품 수출 물량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고 영업이익도 많이 개선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