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하는 5선 국회의장 대안론…김태년·박지원 주목

부상하는 5선 국회의장 대안론…김태년·박지원 주목

강한 대결 구호·친명 기조에 반감 감지…6선 배제 분위기도
소통·정치력 갖춘 5선 후보군 주목
김상일 “국회의장은 입법부 수장…중립적 인사가 적합”

기사승인 2024-04-16 06:00:18
22대 국회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언급되는 6선 추미애·조정식 당선인. 쿠키뉴스 자료사

더불어민주당이 22대 총선에서 원내 1당에 등극하면서 여야 원구성 협상에서 국회의장직을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 내에서는 5·6선 다선 의원들이 국회의장 후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우선 6선에 성공한 추미애·조정식 의원이 언급된다. 국회는 선수·연장자 우선이라는 관습이 있는 만큼 먼저 거론된다. 다만 관습일 뿐 의무 규정은 없다. 5선 중에서는 김태년·안규백·정성호 의원 등이 후보로 꼽힌다. 최고령으로 22대 원내 진입을 앞둔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잠재 후보군으로 평가된다. 

추미애 당선인은 지난 11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혁신 의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선거 초반부터 일찍이 있던 것 같다”며 “혁신적 과제에 대한 흔들림 없는 역할을 기대한다면 주저치 않겠다는 마음”이라고 국회의장직 도전 의사를 밝혔다. 

현재까지 최다선인 추미애·조정식 당선인이 전·후반기 국회의장직을 나눠 가질 거란 해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강한 친명 인사라는 점에서 반감의 여지도 감지된다. 

이들의 부각이 이재명 대표의 대권 가도에 도움보다 부담이 될 거란 해석도 존재한다. 중앙선관위 선거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22대 총선 지역구 투표에서 민주당의 득표율은 50.45%, 국민의힘은 45.05%로 5.4%p 차이에 불과하다. 민주당에 대한 견제 심리도 상당하다는 것의 방증인데 여당을 간과한 일방통행은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에 “국회의장은 입법부의 수장으로 국민 전체를 다 아우르는 자리로 중립적이어야 한다”며 “추미애 당선인은 사실상 윤석열에 대한 사적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그가 의장에 오른다면 모처럼 정치 회복을 바라는 국민 요구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권 탄생에 일조했던 ‘보수의 어머니’가 ‘보수의 대모’가 되는 최악의 경우가 벌어질 수 있다. 이는 대권을 노리는 이재명 대표에도 전혀 좋은 일이 아닐 것”이라고 부연했다.

22대 총선에서 당선된 5선 김태년·박지원 당선인. 쿠키뉴스 자료사진 

5선 의원 중 균형감과 추진력을 갖춘 이가 강력한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국회 관례상 선수가 높은 이가 연장자순으로 의장직을 맡았지만, 과거 5선 국회의장 사례도 있었다는 점에서 자격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소통 및 조정 능력 면에서는 5선 김태년·박지원 당선인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김태년 당선인은 21대 국회 개원과 함께 민주당 원내 사령탑으로 활약하면서 당정청의 조화를 잘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회 원구성 협상 국면에서 강원 고성 화암사에 칩거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직접 찾아 대화를 재개하는 등 적극성과 추진력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법제사법위원장을 지켜내며 치밀함과 꼼꼼함을 지녔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또 당내 계파·정당과 상관없이 두루 원만한 관계를 맺고, 당대표 대행·정책위의장 등 당 요직을 역임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당선인도 주목된다. 오랜 정치 경험과 인맥을 가진 그인 만큼 특유의 유연함으로 첨예한 여야의 입장을 잘 조율할 거란 기대감이 있다. 그가 22대 총선에서 당선돼 이제 5선 의원이 된다는 사실에 대해 ‘그 이상의 선수가 아니었느냐’며 놀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연장자를 우대해온 관례에 따라 최고령 의원이라는 점이 깜짝 당선의 배경이 될 수 있다. 박 당선인은 고령·건강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꾸준한 운동을 통해 체력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도 전해진다. 

또 22대 총선 호남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혁신당보다 낮은 표심을 받았다는 점에서 호남 출신 국회의장을 세워 호남 민심 챙기기에 나설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도 나온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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