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국내 유통업계 직원들을 대거 영입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들도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며 맞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지난해부터 국내 유통사 경력 직원을 모집 중이다. 직원이 늘면서 기존에 본사로 활용한 서울 중구 남산 사무실에서 강남구 삼성동에 추가로 사무 공간을 확보해 오는 6월 이전할 예정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해당 사옥에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과 함께 입주한다.
국내 유통업 뿐 아니라 알리의 법적 이슈를 담당할 경력직 변호사 등 전문가 채용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이미 상품기획(MD), 마케팅, 개발 분야에선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 퇴직자가 다수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는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해 홍보 인력도 확충할 방침이다.
테무의 상황도 비슷하다. 한 채용공고에 해외 명품 화장품 B2C브랜드 중국 온라인 입점 및 운영에 대한 테무 플랫폼 모집 공고가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응하듯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경력직 채용에 나서고 있다.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는 이커머스 사업의 핵심 직무 중 하나인 MD를 대거 모집한다. 컬리는 이번 채용을 통해 상품 소싱 역량과 품질, 고객 경험 등을 한층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선·가공·가정간편식(HMR)·축산·수산·뷰티 등 전 분야의 경력직 상품기획자(MD)를 채용한다.
예상 채용 인원은 두 자릿수다. 유관 경력 3년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마켓컬리와 뷰티컬리의 상품 큐레이션을 도맡는 MD는 컬리의 이커머스 사업을 견인하는 핵심 직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컬리는 베이커리팀과 유제품·음료·주류팀 등 세분화한 전문 MD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는 각 분야별 인재 양성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며 “새벽배송 시장을 신선식품에서 뷰티, 생활 등의 영역으로 개척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싶은 인재에게 좋은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도 인재 영입에 힘을 쏟고 있다. 2027년까지 로켓 배송을 전국으로 확장하기 위해 채용 인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쿠팡은 별도 신입 공채 없이 경력직으로 수시 채용 중이다. 티몬도 경력자를 수시 채용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채용연계형인 ‘상시 인턴 채용제’도 도입했다. 인턴 희망자를 인재풀로 등록하고 필요 인력이 생길 경우 인턴 실습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제도다.
이처럼 이커머스 업계는 국내 조직을 빠르게 넓히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확장세에 국내 직원들의 인력 영입 규모도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인재 모시기 경쟁도 가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