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민원 절반 이상이 보험업권 민원인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과거 판매된 보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금융민원 및 상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금융민원은 9만3842건으로 전년(8만7113건) 대비 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보험업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53.0%(4만9767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생명보험 민원은 1만3529건으로 전년(1만6733건) 대비 19.1% 감소했다. 보험모집 민원이 42.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2983건 줄어든 결과다. 금감원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신계약 건수 감소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보유계약 10만건 당 환산 민원건수가 가장 많았던 생보사는 KDB생명이었다. 지난해 KDB생명의 환산 민원건수는 56.4건으로 전년(113.3건)보다 절반 이상 줄었지만 여전히 가장 높은 수치다.
KDB생명 관계자는 “민원 대다수는 과거 브리핑 영업으로 판매한 보험에 대한 민원”이라며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생계형 해약 및 민원 건수가 늘었고, 보험계약 대행업체로 인한 민원 발생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브리핑 영업은 산업안전, 성희롱 예방 등 관련 교육 후 상품안내 및 홍보를 통한 계약체결 방식으로 지속적인 고객관리가 어려워 불완전판매가 많다.
이어 “지난해 1월부터 브리핑 영업 신계약분을 인수하지 않고 있다”라며 “신계약 재안내 알림톡 시행 안내 및 민원 유발 모집인 방문적부 강화 등 강화된 해피콜을 운영하고 있다. 또 소비자보호 실태 자율 진단, 영업 현장 완전판매 프로세스 확대 점검 등 민원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GB생명은 지난해 보유계약 10만건 당 환산 민원건수 52.0건, KB라이프는 24.4건으로 KDB생명 뒤를 이었다. 대부분 생보사들의 민원이 감소한 가운데 KB라이프는 지난해(20.9)보다 16.7% 증가했다.
지난해 손해보험 민원은 38.6%(3만6238건)으로 전년(3만5157건) 대비 3.1% 증가했다. 생명보험과 달리 보험금 산정·지급 민원이 53.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면부책 결정(10.4%)과 계약의 성립·해지(7.3%)도 주요 민원 중 하나였다.
지난해 보유계약 10만건 당 환산 민원건수가 가장 많았던 손보사는 흥국화재였다. 지난해 흥국화재의 환산 민원건수는 28.1건으로 전년(32.1건) 대비 12.5% 감소했지만, 여전히 손보사 중 가장 높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민원 74%가 장기보상 민원”이라며 “흥국화재의 장기보험 비중이 업계에서 높은 편이고, 특히 민원발생 사유가 많은 1세대 실손의료보험 비중이 높은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보상 분쟁 사안에 대한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보상협의회 운영을 강화해 민원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민원 발생율 높은 사안에 대한 사전교육 및 사후 모니터링 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보유계약 10만건 당 환산 민원건수 24.1건, 메리츠화재는 19.8건으로 흥국화재의 뒤를 이었다. 대부분 손해보험사들의 환산 민원건수가 줄어든 가운데, DB손해보험이 17.9건으로 지난해(17.8건)보다 0.6% 증가했다. 총 민원건수도 DB손해보험이 4132건으로 가장 많았다.
금감원 측은 “향후 분쟁 예방을 위한 정보제공 노력을 지속하고, 효율적인 분쟁민원 처리를 지속적으로 이행할 것”이라며 “높은 금리에 대한 불만 등 대출금리 관련 민원이 293.6% 증가했다. 대출 조건, 대출 후 관리 등 대출 관련 소비자 유의사항 안내를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