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의 4파전으로 대진표가 완성됐다. 당내에서는 당심이 추미애 당선인에게 기울어지면서 차기 대권후보인 이재명 당대표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의장단 선거관리위원회는 8일 국회의장 후보로 최종 4명이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조정식, 정성호, 우원식 의원과 추 당선인이 출마했다.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당선인은 막판까지 고심했지만 후보 등록 마감을 2시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선거는 16일 진행된다.
야권에선 이번 의장 선출이 명심에 좌우될 것이라 보고 있는 가운데 4명 후보 모두 친명계로 선명성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당내에선 22대 국회에 입성한 민주당 당선인들이 대거 강성 친명계로 계파색이 뚜렷함에 따라 이 대표의 의중이 의원들의 표심에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김진표 국회의장이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 처리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져왔는데, 이 점 또한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최근 채해병 특검법 처리때 김진표 의장과 강경파 사이 갈등 등이 이번 의장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가운데 당내에선 추 후보의 대세론이 커지는 분위기다. 당심이 추 후보를 향하고 있다는 여론을 감지한 당선인들 사이에선 추 후보가 1차 경선은 무탈하게 올라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 한 당선인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처음에는 추 후보가 대세였는데 다른 후보도 적극적으로 나오고 하니 조금 꺾이긴 했다. 그래도 계속 언급되고 있는 후보는 추 후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명 후보 모두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1차에서 끝나지 않을 거 같은데 결선까지 가면 누가 될 지 정말 알 수 없을 정도로 후보들이 모두 각자만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당원들과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들 사이에선 대여 투쟁의 측면에서 가장 추진력이 있는 추 당선인이 의장으로 선출되어야 한다며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강성 당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추 당선인을 국회의장을 뽑으라는 압박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한 당선인은 “주변 의원들과 얘기를 해보면 성과를 잘 낼 수 있는 후보를 뽑을 것으로 보인다. 추 후보 얘기도 많이 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금 단정 짓기는 매우 힘들며 예측하기 어려운 선거”라고 말했다.
추 후보가 의장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지던 초기에 당 내에선 추 후보가 의장으로 선출되면 강력한 지지층을 등에 업고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국민의 기대와 부합하지 않는 행동을 지속하면 이재명 대표의 대통령 행보 가도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전망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추 후보가 윤 대통령과 전면전에 나서면 이 대표는 민생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일명 투트랙 방식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추 당선인도 ‘명심은 당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8일 MBC라디오에서 ‘의장 후보들이 서로 명심은 나에게 있다고 한다, 명심은 어디에 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명심은 어떤 친소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심과 민심과 일치하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와 여러 차례 대화를 통해 ‘민주당에 표를 주니까 점잖게 있던 21대와는 다르구나’는 그런 효능감을 주자는데 서로 공감하고 의견 일치를 보는 등 서로 깊은 신뢰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강경파 추 당선인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국회의장 자리는 당적 보유가 금지될 정도로 ‘정치적 중립’이 필수다. 현 국회의장인 김진표 의장은 지난 5일 MBN에 출연해 “한 쪽 당적을 계속 갖고 편파된 행정과 의장 역할을 하면, 그 의장은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재선의원은 “의장은 조절력이 없으면 안된다. 정치력이 중요하다”며 “의원들도 합리적으로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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