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 공습 속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C커머스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면서 대형과 중소 이커머스 업체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계열사인 이커머스 플랫폼 G마켓과 SSG닷컴은 올해 1분기 영업 손실을 거뒀다. SSG닷컴과 G마켓의 1분기 매출은 4134억원, 2552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9%, 15.8% 감소했다. 11번가도 매출액 2163억원에서 171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9% 줄었다.
이는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빠른 침투율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국내 이커머스 안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리는 향후 3년간 약 1조5000억원 투자와 함께 연내 약 16만5000㎡의 물류센터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국내 셀러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테무도 한국 법인 ‘웨일코코리아’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할인 쿠폰, 무료 배송과 같은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들은 투자 이외에 국내 인력 채용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인력을 확보해 국내 신선식품 공급자 및 판매자와의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두 플랫폼에 국내 상품도 입점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상품을 판매하는 알리의 ‘K-베뉴’에는 이미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롯데칠성음료 등 20개가 넘는 브랜드가 입점했다. 아울러 신선식품, 가전제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진격에도 쿠팡은 호실적을 이어갔다. 쿠팡의 1분기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부문의 매출액은 8조6270억원(분기 평균 환율 1328.45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프로덕트 부문은 쿠팡 앱(어플리케이션)에서 발생하는 수치다. 지난 1분기 쿠팡의 제품 거래 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고객은 2150만명으로 지난해 1분기(1860만명)보다 16% 늘었다.
이는 쿠팡의 ‘로켓배송’이 가진 차별성이 적중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 중 배송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며 취급 상품 확대와 지역 확장에도 용이했다는 것이다. 독보적인 물류 인프라와 지속적인 투자도 한몫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C커머스 공세를 극복하기 위한 차별화된 대책이 필요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알리와 테무 등의 이용자가 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국내 이커머스 기업 또한 글로벌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묘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차별화는 물론 희소성이 담보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리와 테무 공세에 앱 국내 결제액은 급증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의 지난 1분기 결제 추정액은 819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3101억원보다 164% 늘었다. 테무의 올해 1분기 결제추정액은 911억원으로 집계됐다. 월간으로는 지난해 8월 10억원에서 지난달 463억원으로 453% 증가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