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가 의사와 환자 간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의사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적대적으로 변해 의대생과 전공의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의료계 총파업 참여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서울시의사회는 3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강압적인 정책 추진에 젊은 세대와 미래의 젊은 의사들이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의사를 매도하는 것을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황규석 회장은 “이번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사태로 의사와 환자 간 신뢰가 깨진 데다 의사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도 적대적이어서 전문의가 되는 것을 포기한 전공의들이 많다”며 “진정으로 전공의들이 돌아오게 하려면 그들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국민의 시선을 되돌리고, 의사를 악마화하는 여론 작업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최소한의 권리와 자유마저 빼앗아온 수많은 명령들의 즉각 철회를 통해 전공의들이 자율적으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한 3가지 제언이라며 △수련비용 국가 부담제 시행 △전공의 행정명령 즉각 철회 △환자·의사 간 신뢰 회복을 위한 사회적 여론 정화 등을 내세우기도 했다.

황 회장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앞두고 있는 국민들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반드시 젊은 의사, 전공의,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만일 정부가 의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현재의 갈등상태를 방치한다면 불가피하게 투쟁의 선봉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천명한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향후 대정부 투쟁 방향을 정하고자 이번주 중으로 회원들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 투표에 나서기로 했다. 총파업에 돌입하기 위해선 대의원 총회, 찬반 투표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의협은 이번주에 온라인 투표를 갖고 회원들의 단체행동 의사를 확인한 뒤 오는 9일 전국 대표자 회의를 열어 세부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하지만 동네 병원들이 총파업에 적극 나설지는 물음표다. 서울시의사회도 파업만이 답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황 회장은 “의사는 정치인이 아니다. 투사도 아니다. 우리가 왜 투쟁해야 하나. 우리는 환자 옆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고 그저 환자 옆에 있으면 된다”면서 “단 한 번도 우리 의사들은 환자를 떠난 적이 없다. 우리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전공의들이 환자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파업만이 투쟁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40시간 준법 진료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의사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고 손을 잡아주면 저희들은 100시간이 아니라 150시간도 밤을 새우며 환자 곁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의료인에 의한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자정 작용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황 회장은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일정 기간 내에 모든 윤리적인 문제를 처리하도록 요청했다”며 “서울시의사회에서 전문가평가단을 강화해 자정 작용을 강화하겠다. 저희 스스로 문제 있는 회원들을 저희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고하게 마련하겠다”고 피력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