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백일해 급증…“적기 예방접종 필요”

청소년 백일해 급증…“적기 예방접종 필요”

아이 돌보는 조부모도 접종해야

기사승인 2024-06-07 12:38:14
사진=박효상 기자

올해 백일해 환자 수가 급증해 전년 대비 10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백일해 환자는 13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명 대비 105배 늘었다. 최근 10년 간 환자 수가 정점에 이르렀던 2018년 연간 환자 수 980명을 뛰어넘었다.

연령대별로는 13~19세가 49.6%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7~12세도 37.5%를 기록하면서 7~19세 학령기 청소년이 환자의 대부분인 87.1%를 이뤘다. 지역별로 보면 경남(39.8%), 경기(17.4%), 부산(8.0%), 경북(6.6%) 순으로 환자가 많았다.

백일해는 백일해균 감염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법정감염병등급 2급에 속한다. 전염성이 강하며 장기간 발작성 기침을 하는 특징을 보인다.

백일해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중국은 4월에 9만1272명의 환자가 발생해 3월 대비 3.4배 증가했고 올해 누적 사망자는 20명으로 집계됐다. 필리핀에서는 2521명 중 96명이 사망했고, 미국은 지난달 25일 기준 전년 대비 2.8배 늘어난 4864명의 환자가 생겼다.

백일해의 세계적 유행 원인으로는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백일해 유행이 없었던 점, 예방접종률 감소, 해외 교류 증가, 검사법 발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질병청은 유행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백일해 예방접종률은 1세 97.3%, 초등학교 입학생 96.8% 수준으로 주요 선진국보다 높다.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는 1세 미만 감염 사례도 4명으로 비교적 적다. 최근 10년 간 사망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다만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할 경우 감염으로 인한 중증 합병증이나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질병청은 “백일해에 감염돼 주변 친구, 나이 어린 형제자매들에게 전파할 우려가 높은 미접종자나, 총 6회의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불완전 접종자는 예방접종이 필요하다”며 “아이를 돌보는 조부모 등도 아이와 접촉하려면 최소 2주 전에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일해 예방접종은 생후 2개월부터 6개월까지 세 차례 이어지는 기초접종과 4세부터 12세까지 시행하는 추가접종을 아울러 6차례 받게 되며, 이후에는 10년마다 접종한다.

질병청은 백일해가 많이 발생한 경남 지역과 임신부와 1세 미만 영아에게 전파 가능성이 있는 의료인 등을 대상으로 임시예방접종을 검토 중이다. 더불어 전국적으로 백일해 병원체를 수집해 유전형과 치료제 내성, 변이 발생 여부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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