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세계 헌혈자의 날을 맞아 10대를 대상으로 한 헌혈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2024학년도 대입부터 헌혈을 봉사활동 실적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10대 헌혈 건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의 헌혈 경험이 성인까지 이어지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헌혈 건수는 254만1446건으로, 2019년 261만3901건보다 약 2.7% 줄었다. 특히 청소년의 헌혈 참여율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만 16~19세의 헌혈 건수는 2019년 75만6107건에서 2023년 47만1161건으로 크게 줄었다. 불과 5년 사이 37.6%가량 급감했다.
그 원인으로 교육 정책의 변화가 지목된다. 지난 2019년 정부가 2024학년도 대입부터 개인헌혈을 봉사활동 실적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2021년에 입학한 고교생의 헌혈 참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헌혈을 하면 4시간의 봉사시간이 인정돼 대입 전형에 반영됐다.
이러한 탓에 입시와 진학 준비로 바쁜 고등학생들이 직접 헌혈의 집을 찾아 헌혈을 하는 개인헌혈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19년 22만286건에서 2023년 8만642건으로 약 63.3% 줄어들었다.
학교의 단체헌혈 참여율도 떨어지고 있다. 2019년 32만1491건에서 2023년 18만9805건으로 40% 감소했다.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학생들의 헌혈 참여 기회를 넓히기 위해 단체헌혈에 대한 관심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입시에 의존하던 혈액 정책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 지방자치단체 등에선 헌혈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최근 강원도에선 학교 수업시간에 헌혈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등 헌혈 교육을 활성화하자는 조례가 발의되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13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인구구조 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 대입 봉사활동 미반영의 영향으로 최근 젊은층 헌혈 참여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향후 저출산으로 인한 헌혈 가능 인구 감소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젊은 시기에 헌혈을 통해 긍정적 경험을 해야 장기적으로 꾸준히 헌혈을 하고 생명을 중요하게 여기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직접 헌혈의집에 방문하는 개인헌혈은 진정한 자발적 봉사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교육적 측면에서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혈액장기정책과 관계자는 “헌혈권장계획을 매년 배포하면서 지자체별로 헌혈 목표제를 운영하고 헌혈을 장려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지자체 조례안을 반영해 헌혈 교육을 활성화하는 등 10~20대 헌혈을 독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