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병원들 연이어 휴진 유예…세브란스·아산병원 촉각

‘빅5’ 병원들 연이어 휴진 유예…세브란스·아산병원 촉각

“환자 불편 고려…저항 필요한 순간엔 강력한 휴진”
정부, 수련병원들에 미복귀 전공의 사직 처리 요청

기사승인 2024-06-26 11:38:34
4월3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중단한 데 이어 서울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 교수들도 휴진을 유예하기로 했다. 환자 불편과 두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다른 ‘빅5’ 병원인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성모병원 등이 소속된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과 삼성서울병원 등이 속한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은 전날 온라인 총회를 열고 무기한 휴진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항의하기 위한 휴진 형식의 투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로 나왔다”면서도 “휴진보다는 대학병원에서 경증환자 진료를 최소화하는 진료 축소 형식으로 전환해 환자들의 직접적인 불편이나 두려움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약 70%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톨릭의대 산하 병원 교수들은 다양한 형태로 잘못된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와 저항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무기한 휴진 유예가 대정부 투쟁의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톨릭의대 교수 비대위는 “향후 큰 저항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면 강력한 휴진 등에 참여하겠단 의견이 82%였다”고 짚었다.

성균관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도 교수 800명 중 502명이 일정 기간의 휴진에 찬성했지만 환자들이 겪을 불편과 불안감을 고려해 휴진을 유예했다고 밝혔다. 성균관의대는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는 “정부가 하루속히 잘못된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정책과 의료 정책을 올바른 방향으로 선회하고 전공의, 학생, 의대 교수에 대한 부당한 처벌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면서 “특히 최근 서울의대 교수들에 대한 부당한 경찰 수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키로 했다”고 전했다. 현재 경찰은 의료계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해 현재까지 의사 82명 등 119명을 입건했다. 지난 18일 집단 휴진에 참여한 서울대병원 등 의사 5명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의료계와 적극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비대위는 “심각한 의료 붕괴 위기를 해결해야 할 책임은 온전히 정부에 있음을 밝힌다”며 “부디 정부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요구 사항을 진지하게 검토해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올바른 방향으로 선회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는 말로만 대화하겠다고 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의료계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깨닫기 바란다”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말고, 교각살우의 교훈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철회 또는 유예하면서 나머지 빅5 병원인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결정에도 관심이 모인다. 세브란스병원 등이 소속된 연세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서울아산병원 등이 포함된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다음 달 4일부터 일주일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표한 바 있다.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내부 논의를 거쳐 조만간 휴진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공고 일정 등을 감안해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처분을 이번 주 내로 결정해달라고 수련병원들에 요청한 상태다. 병원들은 오는 9월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를 선발하려면 다음 달 중순까지 부족한 인원을 파악해 모집 공고를 내야 한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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