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이 살 길”…풀스택 위해 AI스타트업 찾는 통신3사

“협업이 살 길”…풀스택 위해 AI스타트업 찾는 통신3사

- LG유플러스, 딥엑스·포티투마루 협업 AI 사업 추진
- 일찌감치 AI 스타트업·반도체 투자 나선 SKT·KT
- SKT 사피온, KT 투자받은 리벨리온과 합병 추진 중

기사승인 2024-07-03 11:00:02
권용현 LG유플러스 전문가 LG유플러스의 AX 사업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소연 기자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며 ‘합종연횡’을 펼치고 있다. 하드웨어 인프라에서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섭렵하는 ‘AI 풀스택’ 전략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반도체기업들과 힘을 합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전날인 2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중심의 B2B 성장 전략 ‘All in AI’를 공개했다. 간담회에는 LG유플러스, LG그룹 임원뿐만 아니라 김녹원 딥엑스 대표와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도 자리했다. 딥엑스는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며, 포티투마루는 생성형 AI 스타트업이다.

이날 발표된 LG유플러스 AI 전략의 골자는 △인프라 △플랫폼 △데이터 등 기술 혁신에 집중해 ‘AI 응용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것이다. 인프라 사업 관련해 딥엑스와의 온디바이스 AI 협업이 강조됐다. LG유플러스의 sLLM(소형언어모델) ‘익시젠’을 접목한 AI 반도체를 연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AI 반도체는 기존 반도체 대비 상용화 시간을 단축하고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녹원 대표는 “그룹사인 LG에는 엑사원이라는 LLM(거대언어모델) 파운데이션 모델이 있으며, LG유플러스는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통신사다. 또한 LG그룹 내에서 로봇과 자동차, 전자기기, 스마트공장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LLM을 반도체에 이식해 어플리케이션을 서포트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게 저희 회사의 중요 포인트였다. sLLM인 익시젠과 협업해 좋은 기회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티투마루는 인프라 기반 위에서 돌아갈 데이터·플랫폼 측면에서 LG유플러스와 협업에 나선다. LG유플러스는 현재 통신에 특화된 익시젠을 금융과 교육, 보안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시켜 또 다른 특화 모델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모델 기반에서 포티투마루와 협력해 AI 서비스를 제작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익시솔루션’ 등을 개발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월 포티투마루에 100억원을 투자하는 제휴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동환 대표는 “LG유플러스와 함께 언어처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와 음성 등을 인식하는) 멀티모달 공동 개발 작업도 진행 중”이라며 “sLLM 관련해 보안과 심리케어쪽으로도 사업 방향을 넓히고 있다. ‘챗에이전트’에서 고도화된 ‘워크에이전트’ 사업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영상 SKT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GTAA 합작법인 및 자사의 AI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SKT

LG유플러스뿐만이 아니다. 일찌감치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SKT와 KT도 ‘AI 풀스택’을 위해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진행해 왔다.

SKT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통해 거대언어모델(LLM) 공동 개발 및 AI 사업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텔코 AI 얼라이언스는 SKT를 비롯해 도이치텔레콤, e&, 싱텔,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통신사들이 모인 연합체다.

투자도 꾸준하다. SKT는 지난달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에도 1000만 달러(약 137억원)를 투자했다. 에이닷 등 ‘AI 개인비서’에 생성형 AI 검색엔진을 탑재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는 미국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1억 달러(약 1370억원), 국내 스타트업 스캐터랩·페르소나AI에 각각 150억원과 50억원을 투자했다. 이외에도 코난테크놀로지, 올거나이즈 등과도 손을 맞잡았다.

KT 광화문 사옥. 연합뉴스

KT도 국내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의 ‘아톰’을 통해 자사의 초거대 AI ‘믿:음’ 경량화를 추진해 왔다. 또 다른 AI 스타트업인 모레와 매스프레소, 업스테이지 등에도 지분 투자를 진행하며 AI 풀스택 역량 강화를 꾀해왔다. 모레는 AI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기업용 AI 클라우드 솔루션을 개발한다. 매스프레소는 교육앱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콴다’를 서비스한다. 업스테이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언어모델 ‘솔라’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된 투자 금액만 1000억원에 육박한다.

SKT와 KT가 간접적으로 손을 잡은 사례도 있다. KT의 투자를 받고 있던 리벨리온과 SKT의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코리아는 최근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AI 반도체 기업 간 대승적 통합을 통해 글로벌 AI 인프라 전쟁에 나설 국가대표 기업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다. 합병 법인의 경영은 리벨리온이 책임질 예정이다. SKT는 전략적 투자자로 합병 법인의 글로벌 진출과 AI 반도체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KT도 리벨리온과 SKT 산하 사피온코리아의 합병 추진에 함께 뜻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AI 풀스택 관련 통신 3사의 다양한 협업에 대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AI 업계에서 협업 없이 혼자 사업화를 하는 것은 사업성과 재무 등 여러 측면에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각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국내외 AI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빠른 사업화를 가능하게 한다. AI 업계에서 인지도와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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