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건립을 위해 시민 의견을 모은다. 정부가 지정한 대한민국 국가상징물을 적극 활용하고 게양대를 설치할 때 높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개발안의 수정이 가능하도록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체성을 상징하는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동상과 함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조형물이 필요하겠단 판단에서 시작한 사업”이라고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어 “국가상징공간은 국민 자긍심을 높이는 게 핵심”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민과 전문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국민의 바람과 뜻이 담긴 의미 있는 장소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광화문광장으로 위치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광화문광장은 서울의 랜드마크이자 역사와 문화, 시민정신이 공존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국가상징공간”이라며 “국가상징광장에 걸맞은 국가상징물을 조성해 광장의 의미를 더욱 뜻깊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동상과 함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오 시장의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제74주년 6·25를 맞아 광화문광장에 높이 100m에 이르는 ‘대형 태극기 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 조형물 설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태극기 게양대 등 조형물을 통해 숭고한 호국의 뜻을 기리고 광화문광장 일대를 국가 상징 공간이자 문화 관광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발표 직후 일각에서는 지나친 애국주의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교통부의 항의도 이어졌다. 광화문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선정한 적이 없고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측은 “국가상징공간 조형물 내용 등 국건위와 협의하고 정리되면 공동발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와 국토부, 국가보훈부와 국가상징공간 조성과 관련해 꾸준히 소통해 나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 홈페이지에는 국가상징공간 관련 의견 수렴 창구가 생긴다. 국가상징 조형물의 형태, 높이, 기념할 역사적 사건과 인물 등 모든 부문에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시민 의견을 수렴한다. 한 달간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뒤 오는 8월 중 설계용역을 공모하고 올해 11월까지 기본·실시 설계를 마쳐 내년 말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기구를 활용해 국가상징공간과 조형물의 규모부터 디자인에 이르는 전반적 구상에 아이디어를 구할 방침이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국가보훈부, 국토부 등과의 협력체계 구축 및 소통도 계속해 나간다. 의견 수렴 창구는 공개적으로 열람이 가능하게 한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