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야권이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에 대한 합의를 깨고 부결시키자 ‘사기’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인사에 문제점이 있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 5년 차에 이런 참담한 심정으로 여기에 서긴 처음인 것 같다”며 “경찰청에서 우리나라 사기범죄가 점점 창궐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는데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가 사기를 당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당이 70년간 쌓아온 게 있다. 이는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라며 “앞으로 이런 국회에서 우리 의정활동을 더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인권위원 선출에 대한 여야 합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박 원내수석부대표와 이틀에 걸쳐 본회의 의사일정을 상세 협의했다”며 “이숙진·한석훈 인권위원 후보자를 양당이 합의해 선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게 무슨 일이냐. 제가 들은 바로는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어느 한 의원이 발의해 의원들을 설득했다고 한다”며 “중요한 약속 단 한 가지도 지킬 수 없는데 우리가 국회에서 공존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앞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인권위원 선출안 표결에서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한석훈 후보자가 찬성 119표, 반대 173표, 기권6표로 불발됐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이숙진 후보자는 찬성 281표, 반대 14표, 기권 3표로 통과됐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윤 정부 인사의 문제라고 받아쳤다. 그는 “대한민국에 누가 사기를 당했냐. 국민이 사기를 당하지 않았냐”며 “이런 사태에 대해 국민의힘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미화 민주당 의원이 인권위의 막말과 인권을 짓밟는 행태에 대해 날카롭게 문제를 제기해 이 사태를 넘겨버릴 수 없게 됐다”며 “서 의원이 동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한 내용을 의원총회에서 말하는 데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여러분의 자의적 판단 아니냐”고 소리 높였다.
아울러 “윤 정권의 인사가 잘못됐다는 점에 대한 엄연한 경고장이다. 한 후보자는 국가 인권을 책임질 수 있는 자리에 마땅하지 않다”며 “윤석열 정권의 잘못된 인사에 대해서 앞으로 확실히 견제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