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2024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무득점으로 탈락하자 경기가 끝난 뒤 분노한 두산 팬들이 잠실 구장에서 “이승엽 나가”라며 이승엽 두산 감독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4일 두산은 전날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WC 결정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두산은 정규시즌 4위로 WC에 올랐지만, 전날 1차전에서 0-4로 패배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준플레이오프행에 실패했다.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정규시즌 4위팀이 1승을 먼저 가진 상태로 3전2선승제로 열린다. 4위가 절대적으로 유리해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생긴 이후 지난 시즌까지 늘 정규시즌 4위가 와일드카드 전에서 승리했으나 두산은 이 결정전에서 4위임에도 완패하면서 역사에 남게 됐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정규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섰지만 NC에 패해 가을야구에서 탈락한 바 있다. 당시 감독도 이 감독이었다.
팬들은 실망감에 경기 종료 후 이 감독과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도열한 뒤 팬들에게 인사했지만 야유를 쏟아냈다.
일부 팬들은 잠실 구장에 둘러서서 “이승엽 나가”라며 이 감독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 감독이 현역 시절 뛴 삼성 라이온즈의 대표 응원가 '엘도라도'에 '삼성의 전설 이승엽'을 넣어 부르며 "삼성으로 돌아가라"고 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팬들에게 죄송하다”면서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했는데 제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실패 원인에 대해선 “2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점수를 내지 못하고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졌다”며 “큰 경기에서 실수하지 않고 찬스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 응집력이 있어야 했는데 생각보다 삼진이 많았고 디테일한 야구가 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주전급 실력으로) 올라오지 못하면서 김재호, 김재환, 양석환, 허경민, 정수빈 등 베테랑에 의존해야 했다"며 "백업 선수 간에 실력 차이가 크게 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격차를 줄여야 강팀이 될 수 있다”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시즌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