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노조 “‘의혹투성이’ 밀실 수의계약 즉시 중단”

MG손보 노조 “‘의혹투성이’ 밀실 수의계약 즉시 중단”

기사승인 2024-10-04 15:14:19
사무금융노조 등이 금융위원회 앞에서 밀실 수의계약을 저지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동주 기자

사무금융노조는 4일 MG손해보험 매각 과정에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위원장은 인사개입 의혹 입장을 밝히고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전호일 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은 “수의계약으로 진행한다는 정부 방침 이후 곧바로 메리츠화재가 인수 주체로 등장했다”면서 “예금보험공사는 MG손보 정상화 계획이 왜 갑자기 메리츠화재에 특혜를 제공하는 독점적 계약 이전으로 둔갑했는지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8월 초 MG손보 매각을 위한 재입찰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이후 재입찰이 무산되자 예금보험공사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MG손보를 매각하기로 했다. 노조는 수의계약 전환이 의도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면 경쟁 없이 입찰자 가운데 임의로 계약자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의계약에는 메리츠화재와 데일리파트너스 2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영진 MG손해보험지부장은 “메리츠화재가 예금보험공사에 공적자금을 7500억원, 데일리 파트너스가 4900억원을 신청했다고 들었다”면서 “예보는 최소비용을 초과하는 메리츠화재를 수의계약 대상으로 삼지 말았어야 하지만 1순위 수의계약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보는 원래 투자자의 인수의향서를 검토할 때 ‘법상최소비용 원칙’에 따라 원매자가 제시한 최소비용이 예보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인지를 가장 먼저 검토한다. 계약이행능력 등 자금조달 능력검증은 그 다음이다.

노조는 변경된 매각 방식과 공적자금 투입도 메리츠화재를 위한 혜택이라고 주장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7월 19일 세 번째 매각 본입찰을 실시하며 인수합병(M&A) 외에 자산부채이전(P&A) 방식도 가능하도록 했다. 회사 지분을 모두 사야 하는 M&A와 달리 P&A 방식으로는 부실채권 등을 제외하고 우량자산만 골라 인수할 수 있다. 고용승계 의무도 없다. 당시 예보는 원활한 인수를 위해 공적 자금을 지원할 계획도 밝혔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은 “P&A는 인수자가 기회 이익을 얻을 동안 부실채권은 MG손보에 그대로 남기는 방식”이라며 “한 회사에 1조원 이상 이익을 주기 위해서 예보를 비롯한 국민 세금이 부실채권을 감당하는 데 들어가야 하는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 되느냐”고 지적했다. 노조는 MG손보가 P&A 방식으로 인수될 경우 그 이익이 최소 1조 69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안 팔리면 적절한 사람이 나올 때까지 매각 과정을 진행해야지, 안 팔린다고 바로 계약조건을 바꿔 아무 사회적 책임도 없이 자산만 가지고 가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특혜성”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금융위원회 인사개입 논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MG손보 모든 매각 과정을 주도하고 있는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을 둘러싼 의혹이 금융위의 공정성을 더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진 사무금융노조 손해보험업종본부장은 “최소 올해 1월 전까지는 정상적인 매각으로 직원 고용을 담보하겠다고 약속하더니 권대영 사무처장이 1월 발령받은 수에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갔고 P&A로 정리하겠다고 한다”며 “수의계약을 당장 중단하고 정상적인 매각을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MG손보의 메리츠화재 매각이 성사될 경우 불매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 부위원장은 “소속 전 지부에 메리츠화재 퇴직연금과 상해보험 계약 건을 전수조사하고 있다”며 “금융위와 메리츠화재가 계속해서 매각을 진행한다면 민주노총 모든 사업장이 메리츠화재 가입 건 불매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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