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들이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여전해 실적이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4조4423억원) 대비 6.85% 증가한 4조7977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1조4974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1.57%, 신한금융(1조3840억원)과 하나금융(1조435억원)은 각각 13.55%, 8.31%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우리금융만 5.98% 내린 8633억원으로 전망된다.
폭발적인 가계대출 급증세와 대출금리 인상이 당기순익을 끌어올린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9월 가계대출 잔액은 594조1503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전달 대비 8조2000억원 증가했는데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이같은 추세를 막고자 금융당국은 은행들에게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한 고강도 조치를 주문했고 이에 은행들은 7~8월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최대 22차례 인상했다. 대출수요를 줄이려는 조치였지만, 되려 은행 순익만 개선되는 결과를 불러왔다.
비교적 가계대출 광풍에 덜 노출됐던 지방금융지주 3사(BNK·DGB·JB)도 3분기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방금융 합산 지배주주 기준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4866억원) 대비 9.19% 증가한 5313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율만큼은 4대 금융(6.85%)을 상회하는 셈이다.
회사별로 보면 부산·경남 두 은행을 거느린 BNK금융은 11.16% 늘어난 2271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최대 자회사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DGB금융지주가 16.09% 늘어난 1335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광주·전북 두 은행을 거느린 JB금융은 1707억원으로 소폭(2.03%)의 증가세를 이어가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부동산PF 등 리스크와 관련한 충당금을 상반기에 모두 선반영한 덕에 3분기 추가 적립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방금융 3사는 상반기까지 총 1조94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7211억원 대비 51.7% 증가한 수준이다.
4분기 실적도 기대되고 있다. 가을 이사철과 함께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기대되면서 대출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분기 이후부터 가계대출 수요관리를 위해 대출금리를 끌어올렸음에도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금리 인하 국면에 접어들면서 대출 수요가 늘면 늘었지, 줄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