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자신이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움직여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단일화 과정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급하니까 이 소리 저 소리 지어내고 있다”며 이를 전면 부인했다.
14일 명씨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2021년 초 오세훈 서울시장이 안철수 의원, 박영선 전 장관, 나경원 의원을 이기는 여론조사가 단 한번도 공표된 적이 없다”며 “그런데 (오 시장이) 당내 경선과 안 의원과의 단일화 여론조사는 어떻게 이겼을까”라고 적었다.
명씨는 “국민의힘 당내 경선 다음날인 3월 5일 김종인 위원장을 만났다”며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장이 돼야 한다.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를 꼭 이겨달라’는 미션을 줬다. 나는 거기에 맞춰 판을 짰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 오세훈 후보가 10년 만의 정치권 등판이어서 감정 조절이 안 되니 3월 7일까지 두 사람을 접촉하지 못하게 하고 자신과 친분은 없지만 안정감과 냉철함을 갖춘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을 단일화 협상팀에 넣고 단일화 여론조사 방식으로 유선전화 20%, 무선전화 80%를 제시하라고 재안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유선전화 20%(는) 시간을 끌기 위한 미끼 전술이었다”며 “후보 등록일 이후 단일화를 하면 오 시장이 안 대표를 이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두 사람은 여론조사 유선전화 반영 비율 등으로 줄다리기를 하다 3월 19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각각 후보로 등록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무선전화 안심번호 100%’ 여론조사에 합의했고, 3월 23일 오 시장이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명씨는 “후보 때문에 제일 쉽게 이긴 선거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것)이고, 후보 때문에 너무 힘들게 이긴 선거는 오세훈 시장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명씨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명씨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에 김영선 전 의원이 여론조사 전문가라며 데리고 와서 만났다”며 “만나서 10~15분 있다가 갔고 보궐선거 끝날 때까지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
이어 명씨가 세 가지 제안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거짓말로 하는 소리”라며 “내가 여론조사를 더 잘 안다. 내가 3자 대결을 해도 국민의힘(오세훈 시장)이 이긴다고 주장했던 사람인데 처음 보는 사람한테 무슨 그런 얘기를 하나”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