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맏형’으로 꼽히던 엔씨소프트가 희망퇴직 시행을 예고했다. 카카오게임즈도 비핵심 사업을 정리했다. 장기간 이어진 수익성 악화에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모양새다. 다만 단기간 회복은 어려우리란 의견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엔씨)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다. 지난 2012년 이후 10여 년 만에 희망퇴직을 받을 예정이다. 당시 400여명 가량이 회사를 나가게 됐다.
권고사직과 추가 분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총 4곳의 자회사를 신설하려 한다.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 슈팅게임 ‘LLL’, 전략 게임 ‘택탄’을 개발하는 부서가 독립 스튜디오로 출범한다.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조직 리서치본부도 AI 기술 전문 기업으로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 1일 엔씨 QA, IDS 등 2개 분사 법인이 출범한 지 약 2주 만이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블록체인 사업을 이끌던 ‘메타보라’ 임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했다. 지난 8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발표한 내용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당시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초부터 선택과 집중 기조 아래 비핵심 사업과 프로젝트 정리를 검토해왔다”며 “3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정리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는 곳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 데브시스터즈도 4월30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플립필드 주식회사 지분 일체를 매각했다. 플립필드는 데브시스터즈가 2022년 설립한 블록체인 자회사다. 중소 게임사 역시 마찬가지다. 게임 ‘플라이투게더’로 유명한 해긴은 신규 야구 게임 개발을 중단함과 동시에 소속 직원에 대한 정리해고를 실시했다. ‘쿡앱스’는 채용 전환형 인턴 전원을 탈락시킨데 이어 희망퇴직 대상자 모집에 나섰다.
전방위적 몸집 줄이기에 나선 건 실적 악화 장기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엔씨 3분기 실적에 대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25억원으로 예상된다”며 “‘호연’ 흥행이 부진하고 신작과 기존 게임 업데이트 관련 마케팅비는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11월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카카오게임즈, 넷마블 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인력 감축이 이제 시작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소수의 게임사를 제외하면 당분간 산업군 자체가 저성장일 거란 분석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고 경기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 당시 타 IT 산업으로 인력이 빠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올렸던 임금이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있다”며 ‘복합 위기’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