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탄핵 기로에 놓였다. 취임 5개월 만이다.
조현근 의협 대의원회 대의원은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의협 대의원 246명 중 103명이 임현택 의협 회장 불신임 및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제적대의원 4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의장은 임시총회를 개최해야 한다. 회장 불신임은 제적대의원 3분의 1 이상 동의하면 발의할 수 있고, 3분의 2 이상 출석과 출석대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한다. 조 대의원은 지난 21일부터 임 회장 탄핵과 임시대의원총회 소집 동의서에 서명을 받아왔다.
조 대의원은 발의문에서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추진이라는 정부의 의료농단으로 인해 대한민국 의료가 위기에 처해 있다”며 “취임 5개월이 지난 임현택 회장은 여러 차례 막말과 실언을 쏟아내 의사와 의협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고 전했다.
임 회장은 최근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소리”라는 정신장애 환자 비하 발언을 했다가 의료계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조 대의원은 “2025년 의대 정원이 확정되는 동안 의협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입시가 시작돼 버렸고, 현실적으로 되돌리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다”면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는 독소조항들이 구체화되고 실행 단계에 들어갔지만 의협이 어떠한 대응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료지원(PA) 간호사의 일부 업무를 합법화한 ‘간호법’ 제정을 막지 못한 부분도 임 회장에 대한 탄핵사유로 지목됐다. 조 대의원은 “가장 허무하면서도 황당한 것은 지난해 갖은 노력을 다해 겨우 막아냈던 간호법 제정이 이번 의협 집행부에서 너무나 쉽게 통과됐다는 점”이라며 “간호법 저지는 지난 집행부부터 꾸준히 대의원회 의결을 통해 의협 집행부가 달성해야 할 수임사항이었다”고 했다.
조 대의원은 “현재 의협 집행부는 학생과 전공의, 의사 회원들에게 완벽히 신뢰를 잃었다”면서 “하루빨리 현 집행부에 책임을 물어 혼란 상황을 정리하고, 아직 끝나지 않은 투쟁의 불을 지필 새로운 비대위 구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시대의원총회 개최 시기와 장소는 대의원회 운영위에서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