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열린 주식 공개매수전에서 고려아연 측과 영풍-MBK 연합 누구도 완벽한 승기를 잡지 못했다. 다만 지분율로는 고려아연이 MBK·영풍 연합 보다 3%p가량 밀렸다.
2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지난 23일 마감한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전체 주식의 11.26%인 233만1302주를 매수했다. 소각을 앞둔 자사주 매수율은 9.85%다. 고려아연은 이와 더불어 베인캐피털이 진행한 공개매수로 지분 1.41%에 해당하는 고려아연 주식을 사들였다.
고려아연 측 우호지분은 이로써 35.4%가 됐다. 이보다 일찍 공개매수를 마감한 영풍·MBK 연합 측 지분율은 38.47%다.
고려아연이 이번 공개매수에서 매집한 자사주 9.85%를 소각하면 전체 주식 모수는 2070만여주에서 1800여만주로 줄어든다. 이 경우 고려아연 지분율은 40%대 초반 영풍·MBK 연합 지분율은 42% 가량으로 오를 것으로 투자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공개매수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만큼, 양측 장내 매수와 주주총회 표 대결로 넘어간다.
영풍·MBK 연합은 이날 고려아연 이사회에 신규 이사 선임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했다. 그러나 주총이 열릴 지는 미지수다.
고려아연 이사진은 최 회장 측 인사 12명과 영풍·MBK 연합 측의 장형진 영풍 고문으로 구성돼 있다. 최 회장 측이 동의하지 않으면 임시주총은 열릴 수 없다. 이러면 영풍·MBK 연합이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법원을 거칠 경우 실제 주총 시기는 내년 초 또는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 밀릴 수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길어지면서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10시 39분 현재 전 거래일 보다 6.76% 오른 138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전날(28일) 장중 한 때 14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가가 급등하자 한국거래소는 고려아연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