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카드 승인액과 승인 건수가 지난해 보다 증가했다. 소비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으나 지난해부터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29일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카드승인실적을 보면 올해 3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30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 같은 기간 승인건수는 74억2000만건으로 3.5% 상승했다.
협회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1분기 3%에서 3분기 2.1%로 떨어지는 등 물가 안정세가 확대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 부담을 나타내는 소비심리지수는 지난해 2분기 102.2에서 지난달 100으로 떨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 심리는 위축됐지만 물가 안정세로 민간 소비가 늘긴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며 여행 관련 실적이 성장한 영향도 있다. 한국항공협회가 집계한 항공사 이용객은 이번 3분기 3000만명을 넘겼다. 특히 국제선 이용 고객이 2300만명에 달해 지난해 3분기 대비 20% 이상 늘었다. 3분기 초입이었던 지난 7월까지 5개 카드사가 해외여행 특화 카드를 출시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티몬‧위메프 사태 영향으로 상품권 구매는 축소됐다. 온라인 상품권 구매액은 지난해 7~8월 두달간 1조5790억원이었으나 올해 같은기간에는 9440억원으로 40% 줄었다. 다만 온라인 식료품 구매와 배달 서비스 성장세는 유지됐다. 온라인 음식료품 구매는 지난해 7~8월 대비 올해 같은기간 15% 높아졌다.
승인금액과 승인건수 증가세는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에서 더 컸다. 3분기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239조7000억원, 승인건수는 45억1000만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각각 4.7%, 1.5% 늘었다.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64조5000억원, 승인건수는 28억건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5%, 5.3% 증가했다.
협회는 전체 승인금액과 승인건수 중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신용카드는 이번 3분기 승인금액 78.1%, 승인건수 60.7%를 차지했다. 지난해 승인금액 78.3%, 승인건수 61.9%에 비하면 줄어든 것이다. 대부분의 감소분은 체크카드 비중 증가로 이어졌다. 일부 감소분은 선불카드 비중 증가로 이어지기도 했다.
승인금액을 승인건수로 나눈 평균승인금액을 보면 이번 3분기 신용카드는 건당 5만3211원이 결제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2% 늘었고,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0.9% 상승했다. 체크카드는 건당 2만3077원이 결제됐다. 지난해에 비해 0.2%, 2분기에 비해 1.5% 높아진 것이다.
소비밀접업종별로 보면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이번 3분기에는 교육서비스업(7.9%),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5.6%), 운수업(3.4%) 순으로 카드 승인 실적이 늘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증가세가 카드사 실적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적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실적에 도움이 되려면 (수수료가 높은) 대형 가맹점 승인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면서 “교육서비스업 등에서 소비가 늘어난 것을 보면 영중소가맹점에서 승인이 늘었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체크카드 승인이 늘어난 것도 큰 도움은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