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가상자산·블록체인 행사인 두나무 ‘UDC 2024’가 1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최됐다. 최근 트럼프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다시 ‘크립토 스프링(가상자산 호황기)’가 시작되는 가운데 가상자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듯 행사장의 의자는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UDC는 두나무가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과 생태계 성장·대중화를 위해 2018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국내 대표 블록체인 컨퍼런스로 올해 7회째를 맞이했다. 그간 UDC에 다녀간 참가자 수는 지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약 2만3100여명에 달하며, 이날 행사장도 700여명이 넘는 참석자들로 북적였다.
이번 UDC 2024는 ‘블록체인: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세션과 이벤트가 진행됐다. 특히 입장부터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느낄 수 있도록 행사 입장권은 ‘대체불가능토큰(NFT)’ 형태로 제공됐다는 점이 이목을 끌었다.
NFT 참가권은 단순한 경품의 기능을 넘어 이를 활용해 입장 확인 뿐만 아니라 럭키드로우 등 이벤트 참가가 가능하다. 또한 2025년에 개최되는 UDC에서 해당 NFT를 보여줄 경우 특별한 혜택이 제공된다.
마이클 케이시 협회장 “트럼프 당선으로 가상자산 시장 긍정 영향…장기간 지속”
이날 개회사를 진행한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실물연계자산(RWA)의 활성화, 글로벌 시장에서의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NFT 티켓 등 블록체인이 창출한 현실의 변화가 더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며 “(블록체인은) 전세계적으로 실물 금융에 직접 적용돼가고, 법과 정책적으로도 제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 역시 블록체인과 혁신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에서는 올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며 제도화가 시작됐으며, 정부가 블록체인 사업들을 적극 지원하면서 블록체인이 미래 산업으로서 가치있게 인정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키노트 연설에서는 ‘블록체인 대부’로 불리는 마이클 케이시 DAIS(분산형 AI 협회) 협회장(전 코인데스크 컨센서스 의장)과 송치형 회장의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마이클 케이시 협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인해 자본유입 및 시장의 확장을 예상했다.
케이시 협회장은 “지난 대선에서의 규제, 여러 제한들은 이제 바뀌게 될 것”이라며 “규제-법 준수문제로 주저하는 미국 기업들이 많았지만 트럼프 2기에 접어들어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굉장히 많은 자본이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특정 인물에 우리가 너무 기대하거나 쏠려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케이시 협회장은 “앞으로는 그 무엇도 견딜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전세계에서 가장 큰 부자가 당국에 들어가는 것, 그 한사람을 믿고 시장이 따라가는 행태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2기가 끝날때까지 세계의 흐름이 또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면서도 “이런 대통령이 임기초반에 들어선 것은 전례가 없었기에 시장의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라고 첨언했다.
韓 가상자산 시장 ‘매력적’…“가상자산 법인 규제 풀려야” 지적도
마이클 케이시와 송 회장의 간담회 이후 관심이 크게 늘어난 은행권 동향, 세계 각국 정책 관계자들이 들려주는 규제 방향, 블록체인 보안전문가들이 전하는 웹3.0 시대 맞춤형 보안 등 최근 주요 화두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또한 약 10여개에 달하는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술 기업(퍼지펭귄, 맨틀, TRM, 제타체인, 아이오텍스, 그래비티, 블록데몬, 바이버, 카이코)들이 부스로 참여해 각 회사들의 정보와 주요 사업들에 대해 홍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유럽계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이코 관계자는 “한국에 법인을 두고 있지 않지만 3년 전 아시아 지역 법인을 개척하며 아시아 지역의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며 “한국의 경우 아직 법인의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은 만큼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기업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중점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과 개인투자는 매우 활발하지만, 법인투자 부문의 미개척지라는 특징이 있다”며 “글로벌 가상자산 서비스 회사들이 한국에 투자를 이어갈 만한 매력적인 요인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규제체계가 빠르게 바뀔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내 블록체인 회사에서 외국계 블록체인 회사로 이직했다는 부스 관계자는 “지금 부스 참가한 업체들은 두나무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 CEO들이 연사로 나온 곳들”이라며 “국내의 경우 가상자산거래소를 제외하고 블록체인·가상자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사실상 B2B 판로를 개척하지 못해 해외로 떠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발전은 금융당국이 법인의 참여를 언제 푸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첨언했다.
참가자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였다. 보안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한 모씨는 “최근 보안업계에서 ‘웹 3.0’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 개발이 새로운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어 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참석했다”며 “가상자산이나 블록체인 기술들을 크게 다루는 컨퍼런스가 UDC를 제외하곤 없는 편이라 강연을 중점적으로 듣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두나무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UDC 생중계의 온라인 스트리밍 횟수는 18만뷰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