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자동차 4공장에서 차량 테스트를 하던 근로자 3명이 질식해 숨진 것과 관련해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합동 감식에 나선다.
19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내일 오전 경찰과 국과수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차량 성능 테스트 작업을 하던 연구원 3명이 질식해 숨진 현장을 찾아 조사에 나선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50분쯤 울산 현대차 30대와 40대 등 근로자 3명이 울산 4공장 복합환경 실험실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준대형 스포츠 다목적 자동차(SUV) GV80에 대한 체임버 테스트를 진행했다.
오후 3시쯤 테스트 종료 후에도 근로자들이 나오지 않아 테스트 공간을 확인해 보니 근로자 2명은 질식해 숨져 있었고 1명은 의식불명인 채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망자들은 모두 연구원이며 2명은 현대차 소속, 1명은 협력업체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임버 테스트는 다양한 기후 조건에서 자동차가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검사로 영하 30도 이하의 혹한이나 영상 40도 이상의 무더위 속에서도 차의 시동이 잘 걸리고 여러 차내 기능이 제대로 움직이는가를 살펴보는 성능 검증 시험이다.
극저온의 혹한 상황 재현을 위해 액체질소를 넣는 경우 산소가 급격히 줄어 환기가 중요하다. 업계에서 이번 사고를 두고 체임버 내에 설치된 환풍 장치 작동 여부를 주목하는 이유다. 체임버 내부에 환풍 장치를 갖춰두고 있지만 고장이 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노동부는 사고 원인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섰다.
현대차에서는 지난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이번까지 총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모두 5명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과 관련해 “이번 사고는 사망사고이기 때문에 중대재해에 포함된다. 국과수와 경찰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밝히고, 사측의 귀책사유 발견 시 내용 증명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유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사고 원인을 조속히 규명하고,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겠다”며 “향후 이같이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