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8년이 지나도 변한 게 없다. 국민의힘은 탄핵 시기 ‘배신자론’을 꺼내 의견이 다른 인물을 축출하고, 내부결속을 다진다. 대통령이 국민의 분노로 탄핵 정국에 빠졌다는 진실은 쳐다보지 않는다.
8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국정농단’으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책임을 유승민 전 의원에게 떠넘겼다. 당시 친박계는 유 전 의원을 향해 ‘배신의 정치’라는 꼬리표를 달아 정계복귀를 막았다.
그때로부터 8년이 지난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배신자’ 꼬리표를 달아 당에서 축출했다.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비판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두 사안이 주는 공통점은 국민의 여론을 전달한 인물들은 예외 없이 당에서 축출됐다는 점이다. 또 당은 위기상황에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는다는 점도 놀랍도록 똑같다.
‘위헌정당’ 구렁텅이에서 국민의힘을 구해낸 것은 한 전 대표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18명의 현역의원과 함께 본회의장으로 달려가 비상계엄을 해제하는 데 일조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전 대표의 노력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욕설을 퍼붓고, 물병을 집어던졌다. 최고위원의 사퇴를 압박해 당 지도부를 무너뜨리고 한 전 대표를 쫓아냈다.
8년 전 민의를 대변하지 못했던 성찰은 없었다. 같은 상황에 놓인 국민의힘은 여전히 한 사람을 골라 ‘배신자’ 이름표를 붙이고, 자기들끼리 뭉치기에 여념이 없다. 이번 탄핵 정국에서도 이들은 민의를 배우지 못할 것 같다.
국민의힘에게 ‘당론은 민의를 뛰어넘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