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시대 재조명 받는 인도시장

‘트럼프 2.0’ 시대 재조명 받는 인도시장

기사승인 2025-01-10 07:58:03
인도 국기.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신흥국 주식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 관세 정책에서 자유롭고, 지정학적으로도 유리한 인도로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하나증권 “새해 인도 증시 ‘상저하고’…비중확대”

인도가 새로운 금융 허브로 도약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도 주식 시가총액은 지난해 처음 5조 달러를 돌파하며 홍콩을 제치고 세계 4위로 올라섰다.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은 2015년부터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차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대규모 관세정책을 예고한 상황이다.

각국 기업들이 관세리스크를 피해 생산거점으로 삼은 국가가 인도다. 인도는 경제성장률, 인구 규모가 중국과 비슷하다. 여기에 지정학적 이점·통화 주권·자기자본이익률 개선·민간 투자 증가 등 여러 면에서 중국 대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선 LG전자가 인도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 성장과 지속적인 개혁으로 인도 주식시장 가치는 오는 2030년까지 10조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글로벌IB 제프리스는 “향후 5~7년 동안 인도 증시는 여전히 8~10% 수익률이 기대된다”며 “지난 15~20년 역사와 신규 상장에 따른 시장 수익률을 가정하면 인도 증시 가치는 거의 10조 달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가도 인도 증시 흐름을 긍정적으로 봤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올해 인도 증시가 ‘상저하고’ 흐름을 띨 것이라며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김근아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리포트에서 “상반기까지는 트럼프 취임 후 정책 불확실성 확대, 고환율, 미 국채금리 상승 등 대외 리스크들이 지속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 복귀 지연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명목 GDP 성장률 하락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했을 때, 미 국채금리 상승 압력은 약해지고 무역 적자 개선, 신흥시장국채지수 편입에 따른 글로벌 자금대거 유입 등으로 인해 루피화 환율안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아울러 “대외 리스크가 진정된 이후 다시금 펀더멘털이 증시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최근 인도 제조업과 민간소비 등 지표들의 회복세가 나타나며 펀더멘털 개선이 점차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정부는 경제개발정책 ‘메이크 인 인디아’를 진행 중이다. 과도한 서비스업 의존에서 벗어나 고용 유발과 낙수 효과가 큰 제조업을 집중 육성해 자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키우려는 게 정책 핵심이다.

인도는 인프라 성장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인도 재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회계연도에 중앙 정부는 자체 인프라 자본 지출에 11조1100억루피(약 187조원), 관련 국가 보조금으로 3조9000억루피(약 50조원)를 배정했다. 인도는 2024년부터 향후 5년간 인프라 성장을 위해 100조루피(약 1688조원)를 지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김 애널리스트도 인프라를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그는 “인도는 2024년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역대 최대 규모 예산을 인프라에 할당했고 이러한 기조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2025년 인프라 건설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건설, 철강, 시멘트 등 인프라 투자 관련주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밖에 은행, 신재생, 제약바이오도 유망업종으로 제시했다.

전문가 “트럼프 2기, 외교정책서 인도 중시 기조 강화 가능성”

차기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정책에서 인도 중시 기조를 지속,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선 핵심 외교, 안보 라인에 친인도 성향 인사가 내정됐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무부 장관 내정자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의회 내에서 인도와의 관계 강화를 주장해 온 인물이다. 그는 국방 및 무역 분야에서 미국-인도 간 협력 심화를 옹호했다. 

또한 현재 미국과 인도간 외교, 국방 협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 수립, 발전됐다는 점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인도를 포함한 쿼드(미국 일본 인도 호주) 협의체를 통한 인도태평양지역 협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외교안보연구소 조원득 조교수는 “외교정책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고 쿼드 협력체를 유지하는 게 대(對)중국 견제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조교수는 다만 “모디-시진핑 회담에서 보듯이 중국과 인도는 국경지역 상황 관리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쿼드를 안보 중심으로 재편하려 한다면 인도와 미국 간에 의견 차이가 생길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인도는 다시 쿼드의 '약한 고리'라고 인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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