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병원이 국내 최초로 로봇 폐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수술은 세계에서 극소수의 병원만 가능한 고난도 시술로, 서울대병원은 이를 최소 침습 방식으로 안전하게 완수했다고 전했다.
수술을 받은 환자는 폐섬유증으로 중증 호흡 곤란을 겪어온 66세 남성 윤병섭 씨로, 증상이 급격히 악화돼 폐이식 외에는 다른 치료법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지난달 19일 로봇 폐이식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은 갈비뼈 사이를 최소 절개해 로봇 팔을 삽입, 손상된 폐를 제거하고 기증 폐를 정밀하게 이식하는 방식으로 약 8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현재 환자는 자연 호흡이 가능할 만큼 빠르게 회복 중이다.
이번 성과는 특히 서구형 체형에 최적화된 로봇 폐이식 기술을 체구가 작은 한국인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흉곽이 좁아 시야 확보와 로봇 팔 조작의 어려움이 큰 걸림돌로 꼽혔지만 서울대병원은 다빈치 로봇 수술 시스템을 활용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로봇 폐이식은 기존 개흉 수술에 비해 절개 범위가 작고 출혈과 통증이 적으며 회복 속도가 빠르다. 의료진은 고화질 3D 영상을 통해 수술 부위를 입체적으로 확인하며 정밀한 로봇 팔로 복잡한 절제와 봉합을 수행할 수 있다.
이번 수술은 심장혈관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수술간호과 등 다학제 협진 체계 아래 진행됐다.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수술 중 변수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했다.
수술을 집도한 박샘이나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최소 침습 로봇 수술로 환자의 회복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체구가 작은 환자도 정밀한 폐이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중요한 사례”라고 말했다.